UNIST 연구팀, 구리 기반 복합 촉매로 이산화탄소 메탄올화 효율↑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이산화탄소(CO₂)를 메탄올로 바꾸는 기술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지구 가열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친환경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류정기 교수팀은 성균관대 김종순 교수팀, 연세대 손 알로이시우스 교수팀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메탄올로 바꾸는 구리 촉매를 개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메탄올은 플라스틱, 합성섬유 등의 기초 화학제품 원료이다. 액체 상태로 저장·운반이 쉬워 최근에는 수소 저장운반체, 연료전지 원료 등 에너지원으로도 주목받는 물질이다.
![배터리 방전 반응을 통해 구리와 인이 섞인 촉매를 만들었다. 이 촉매는 전기 에너지 10을 투입했을 때 7만큼을 메탄올로 바꾸는 데 쓴다. [사진=UNIST]](https://image.inews24.com/v1/8e043ac9938c8c.jpg)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메탄올을 생산하면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는데 반응 과정에서 수소 같은 물질이 섞여 나오는 탓에 정제 공정을 거쳐야 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구리 촉매는 부산물이 아닌 메탄올만 잘 골라서 만들 수 있다. 목표물만 골라 만드는 성능인 메탄올 선택도는 구리 기반 촉매 중 가장 높은 최대 70%를 기록했다. 값비싼 귀금속 촉매에 버금가는 성능이다. 일반적 구리 촉매의 선택도는 10~30% 수준에 머문다.
이 촉매는 구리 피로인산염(Cu₂P₂O₇) 나노 영역과 순수 구리 금속 영역이 마치 퍼즐처럼 꼭 맞는 조합을 이루는 밀착 구조다. 이 구조 덕분에서 수소가 만들어지는 경쟁 반응이 억제되고 메탄올만을 선택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이런 정교한 복합 구조를 만들기 어려운데 연구팀은 리튬배터리의 방전 원리를 활용해 이를 손쉽게 만들었다. 배터리 방전처럼 전극 재료에 전류를 흘려주면 전극에 포함된 구리 피로인산염 일부가 순수 구리로 환원되며 두 물질이 한 입자 안에서 자연스럽게 섞이는 복합 구조가 형성된다. 촉매를 제외한 전극 물질 등은 물로 씻어내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 반응이 기존에 알려진 방식과는 다른 경로를 따른다는 점도 이번 연구의 중요한 발견이다. 보통은 일산화탄소(CO)를 거쳐 메탄올이 만들어지는데, 이 촉매는 포름산(HCOOH)을 먼저 만들고 이를 다시 메탄올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는 새로운 메탄올 합성 촉매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메탄올 합성 경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에도 의미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류정기 교수는 “메탄올은 전 세계에서 매년 수천만 톤 이상 소비되는 중요한 산업 원료이자 에너지원”이라며 “값싼 구리로 높은 선택성과 전류밀도를 확보한 이 촉매 기술은 공장에서 이산화탄소를 곧바로 유용한 자원으로 바꾸는 ‘탄소 자원화’ 시대를 앞당기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이어 “배터리 방전 원리를 활용해 촉매를 손쉽게 확보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크다”며 “앞으로 전극의 대면적화와 시스템 통합을 통해 실제 공정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논문명: Selective Electrosynthesis of Methanol from CO2 over Cu2/Cu2P2O7 via the Formate Pathway)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김현우 박사, 박수환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 성균관대 이지회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 연세대 이상섭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이 참여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