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이라는 표현을 만나면 찜찜합니다. 한 달이나 1(일)개월이 있는데 굳이 그렇게 쓴다고? 그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1달이 문법적으로 틀리진 않습니다. 언젠가 대세로 자리를 잡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럴 일이 '1도 없다'고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가면 길 되고 쓰면 말 되는 게 세상 이치이니까요. 하나도 없다고 하던 것을 1도 없다고 많이들 바꿔 쓰는 실태가 그 증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아라비아 숫자 1은 일로 읽는 게 상식입니다. 1달은 일 달입니다. 에잇, 그래도 그렇지 일 달이 뭡니까. 쓰기는 그렇게 써도 쓴 사람 역시 한 달로 읽어주기를 바랄 겁니다. 결론은 1달로 쓰고 한 달로 읽는 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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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고형규]
말 던지는 쪽 따로, 받는 쪽 따로라면 그게 어디 말법의 체면이겠습니까. 쓰기도 1달보다 한 달이나 1개월 쪽이 석연한 이유입니다. 1달은 어색합니다. 아직까진 말입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수를 등장시켜 숫자 표현을 되새겨봅니다. 그가 1번 타자로 나섭니다. 아홉 명이 포진한 타순의 첫째, 즉 일 번입니다. 한 경기에서 타석에 다섯 차례 등장했다고 하면, 그것을 표현할 땐 다섯 번 타석에 나왔다고 쓰고 읽습니다. 5번 나왔다고 하기보다는요. [이정후는 한 경기에서 1번 타자로 나와 타석에 다섯 번(차례) 들어섰다] 한다는 겁니다. [이정후는 1경기에서 한 번 타자로 나와 5번(차례)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 않고요. 나이를 봐도 그렇습니다. 한 살이나 1세라 하지 1살 않습니다. 다섯 살, 여섯 살, 일곱 살 하고 5세, 6세, 7세 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이정후가 4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못 쳤다는 소식(지난 16일 현재)이 보입니다. 사경기라고 읽어야 할까 하지만, 그건 아니지요. 최근 출전한 네 경기에서 내리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내용이니까요. 쓰는 이는 네ˇ경기 하는 표현이 경제적이지 않고 '네'가 '4'보다 선명하게 눈에 들지 않으리란 판단에서 4경기로 쓰는 것이리라 짐작합니다. 어떤 선수가 한 경기에서 홈런을 세 개 쳤다고 하면 읽을 땐 세 개 하지만 쓸 땐 3개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 위에서도 다섯 차례(번)로 읽지만 5차례(번)로 쓰는 예가 흔하고요. 아홉 명도 9명 하고, 일곱 번째 히트곡도 7번째 히트곡 하고, 열 번 반복하기도 10번 반복하기 하지요. 3D를 스리디 대신 삼디라 읽든, 5G를 파이브지 대신 오지라 읽든 뭔가 문제이냐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다만 그들조차 3D, 5G 표기는 따르고 세디나 다섯지라 읽진 않겠지요. 말법에도 그 시기 자연스레 수용되는 선은 있습니다. [하나도 없다] 대 [1(일)도 없다]의 싸움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중앙일보 [우리말 바루기] '1도 없어'를 읽는 법 (입력 2019.09.02 00:02)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567971
2.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9월18일 05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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