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돋구다'는 안경 도수 높일 때나 쓰라는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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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가을 정취를 한층 돋구는 핑크뮬리 ② 분위기를 돋구는 축사 ③ 기운을 돋구는 응원 ④ 흥을 돋구는 음악 ⑤ 악청을 돋구는 일……

'돋구다'는 오답이다. '돋우다'가 정답이다. 사전을 따른다면 말이다. '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라는 게 '돋우다'다. ① 가을 정취를 한층 돋우는 핑크뮬리 ② 분위기를 돋우는 축사 ③ 기운을 돋우는 응원 ④ 흥을 돋우는 음악으로 차례로 교열한다. 사람들은 발끝을 돋우어 창밖을 내다보고, 방석을 여러 장 겹쳐 자리를 돋우고, 신바람을 돋우고, 화를 돋우고, 적막을 돋우고, 입맛을 돋운다고 한다.

이미지 확대 '돋우다' '돋구다'

'돋우다' '돋구다'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캡처

'돋구다'에는 이런 쓰임이 없다. 이 동사는 '안경의 도수 따위를 더 높게 하다'라는 뜻으로 쓰일 뿐이다. 사전을 따른다면 말이다. 사전은 '따위'를 써서 뭔가 다른 용도가 더 있으리라 여지를 뒀지만, 일상에서 이 말을 쓸 일은 안경 도수를 높일 때밖에 없을 듯도 하다. "이젠 안경을 써도 잘 안 보이네. 도수를 돋굴 때가 된 건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뒷맛이 고약하다. 보통은 "∼ 도수를 올릴 때가 된 건가?" 하거나 "∼ 도수를 높일 때가 된 건가?" 하지 누가 "∼ 돋굴 때가 된 건가?" 하는지 싶다. '돋구다'의 처지가 너무 딱해 사전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한편, 북한에서는 '돋구다'가 우리의 '돋우다'처럼 쓰인다. 북한말을 다룬 기사문에서 뽑은 '⑤ 악청을 돋구는 일'은 그래서 교열할 필요가 없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유튜브 국립국어원 [실전 국어 표기법] '돋구다'와 '돋우다'의 차이 - https://www.youtube.com/watch?v=vopKAhAIsJk

2.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돋우다 돋구다 -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qna_seq=325852&pageIndex=1

3.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08일 05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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