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 선출권력 vs 임명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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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높은지보다 빈자리 충원이 먼저 이미지 확대 이재명 대통령(좌)-조희대 대법원장(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법관 후보 제청 문제에 대해 "국회와 대통령은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이 국회의 동의와 대통령의 임명에 개입하지 못하듯, 두 기관도 자신의 제청에 간섭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청와대도 재제청을 요구한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현재로선 대통령과 대법원장 모두 물러설 기색이 없어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최고 권력은 국민, 국민주권. 그리고 직접선출 권력, 간접선출 권력"이라고 했다. "임명 권력은 2차적으로 권한을 다시 나눠 받은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 선출권력, 임명권력 순으로 내려가는 위계를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국회는 선거로, 사법부는 임명으로 그 자리에 오를 뿐 각 기관의 권한과 범위는 모두 헌법이 정한다. 사법부는 임명권력이지만, 선출권력으로부터 권한을 떼어 받은 하부기관이 아니다. 권력의 정당성을 얻는 방식엔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헌법상 권한에 서열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느냐와 그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존 로크는 <통치론>에서 권력은 국민이 맡긴 것이라고 했다. 입법권을 으뜸으로 쳤지만 그마저 국민의 신탁(信託)에 불과하다고 봤다. 국민의 생명과 자유, 재산을 지키라는 목적을 어기면 신탁은 정당성을 잃는다는 것이다. 선거로 받은 위임도 백지수표는 아니라는 얘기다. 샤를 드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에서 권력을 나눠 자유를 지키려 했다. 국민에게서 나온 권력이라도 한곳에 모이면 남용을 막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로크에게서 위임의 한계를, 몽테스키외에게서 분립의 원리를 가져오면 결론은 하나다. 국민이 맡긴 권력은 어느 한 기관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나누고 서로 견제하게 해야 한다. 이른바 삼권분립이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한 문장 안에 세 기관의 권한을 수평으로 놓았다는 점이다. 어느 기관도 남의 몫을 침범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선출됐으니 더 높다'거나 '제청했으니 그대로 따르라'는 아집은 갈등만 키운다. 대통령과 국회는 제청 이유를 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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