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분야 국내 선도기업인 레모넥스가 올해 코넥스시장에 상장한다. 국제재단인 감염병대비혁신연합(CEPI), 한국 질병관리청 등의 선택을 받은 기술력을 토대로 상용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원철희 레모넥스 대표(사진)는 26일 “올해 하반기께 코넥스시장에 상장해 기업 인지도를 높인 뒤 코스닥 상장 등에 도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레모넥스는 지난달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사업에 국내 4개 사업기관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4개 기업 중 CEP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곳은 레모넥스뿐이다. 질병청은 이 사업을 위해 2028년까지 505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디지즈 엑스’로 불리는 미지의 팬데믹 극복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레모넥스는 2023년부터 CEPI 지원을 받아 mRNA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mRNA 플랫폼을 발굴하기 위한 디지즈 엑스 프로젝트 참가 기업 중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진입한 것은 레모넥스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뿐이다.
기존 mRNA 백신 약물전달체로 활용되는 지질나노입자(LNP)는 미완성형 물질이란 평가를 받는다. 직경 100㎚(나노미터)도 되지 않는 작은 LNP는 혈관벽 등을 투과해 간, 심장 등에 독성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mRNA가 단백질로 잘 발현되도록 넣어주는 화학물질이 이상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레모넥스가 개발한 약물전달체 디그레더볼은 LNP와 달리 주사 부위 외에 전신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임상 1상시험에선 기존 LNP 대비 이상반응률을 2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상온에서 장기 보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디그레더볼을 원료의약품으로 공급해달라는 국내외 제약사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후속 바이오베터 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원 대표는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