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애플 아이폰의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함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인공지능(AI) 하드웨어를 내놓기로 했다. 쉽게 눈에 띄지 않는 형태로 기존 기기와는 차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새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3일 “우리는 기존 스마트폰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AI 기기를 내놓을 것”이라며 “음성·시각·대화로 설계된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기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일지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이번 기기로 챗GPT 사용자 기반을 넓히고 정기 구독층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테크업계에서는 이 기기가 과거 애플의 ‘아이팟 셔플’처럼 작은 기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내 회의 녹음본을 입수해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사용자 일상생활을 완전히 인식할 수 있지만 쉽게 눈에 띄지 않는 형태일 것”이라며 “주머니에 넣거나 책상에 올려놓고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이브는 이 회의에서 “이번 기기는 새로운 디자인 운동을 불러올 것”이라며 “사람들이 화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픈AI와 함께 애플도 새로운 AI 기기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를 장착한 스마트글라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스마트글라스에는 전화 통화는 물론 음악 재생과 실시간 번역, 내비게이션 기능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올해 말부터 이 스마트글라스의 시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구글에 이어 애플까지 뛰어들며 메타가 선점한 스마트글라스 시장에 격변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타는 미국 선글라스기업 에실로룩소티카(레이밴)와 협업한 ‘메타 레이밴’으로 글로벌 스마트글라스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일 삼성전자, 젠틀몬스터 등과 협업해 확장현실(XR) 기반의 스마트글라스를 공개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