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조건희]보이스피싱 ‘칸막이 철거’, 민생 범죄 대응 원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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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희 사회부 차장 지난달 30일 한 60대 남성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의 전화를 받고 혼비백산했다. 가짜 구속영장에 속은 피해자는 전화 속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가상자산 거래소에 1000만 원을 넣었다. 4억 원을 더 보낼 참이었다. 그때 정부의 감시망에 피해자가 악성 앱을 설치했다는 사실이 포착됐다. 경찰이 몇 시간 만에 피해자를 찾아가 추가 송금을 막았고, 이미 넣은 1000만 원도 동결해 되찾아 줬다.이틀 걸리던 차단, 이젠 10분 이 장면의 뒤에는 범정부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이 있었다. 지난해 9월 경찰청을 중심으로 출범한 통합대응단에선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이 함께 보이스피싱 징후를 잡아내고 피해를 막는다. 범죄에 쓰인 전화번호를 차단하는 데 예전엔 이틀 넘게 걸렸지만 이젠 10분이면 된다. 올해 1∼8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387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아래로 줄었다. 8월 피해액 257억 원은 2023년 이후 가장 적다. 비결은 칸막이를 걷어낸 데 있다. 각 기관에서 파견된 직원이 한 사무실에서 일하고, 민간 기업도 힘을 보탠다. 흩어져 있던 시스템도 실시간으로 이었다. 통합대응단 경찰관이 PC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범죄에 쓰인 번호가 막힌다. 통합대응단 박상현 신고대응계장은 “예전엔 공문을 주고받느라 이틀씩 걸렸지만 지금은 실시간 차단이 가능해 붙잡힌 조직원들이 ‘보이스피싱하기 어려워졌다’고 진술할 정도”라고 말했다. 통합대응단의 성과로 증명한 ‘칸막이 철거’를 앞으로 민생 범죄 대응의 원칙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아직 걷어내야 할 칸막이가 있다.아직 남은 두 개의 칸막이 첫째는 죄명이다. 범죄 조직은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노쇼 사기(대리 구매 사기) 같은 신종 스캠으로 눈을 돌렸다. 관련 피해는 지난해 10월 이후 늘어나 보이스피싱을 역전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척하는 사기는 통장 지급 정지 대상이 아니다. 상당수 신종 스캠이 여기에 걸린다. 6월부터 로맨스 스캠 등 일부 범죄는 통장을 거래 정지할 수 있게 됐지만, 피해금을 돌려주는 환급 절차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범죄 유형에 모두 대응하는 ‘다중피해사기방지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둘째는 돈줄 추적이다. 범죄 수익은 대포통장이라는 ‘검은돈의 혈관’을 타고 오간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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