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 기준 대비 중소기업 임금 비율이 1980년 94%부터 점차 격차가 벌어져, 2024년에는 62%까지 벌어 졌다. 이 추세가 해가 거듭할수록 더 심해 지고 있다는 것이 임금 격차 문제의 심각성을 드려내는 지표가 된다. 1980년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점점 벌어진 이유는 단일한 원인보다는 복합적인 요인에서 출발한다.
이는 생산성, 교섭력, 구조적 종속성, 진정성 없는 정책 지원, 중소기업은 사농공상의 낮은 사회적 계급이라는 낡은 사회인식 등 복합적 문제들이 장기화되면서 벌어진 결과다. 생산성과 부가가치 창출 능력의 격차가 확대되었다. 대기업은 고부가가치산업 중심으로 성장한 반면, 중소기업은 하청 제조업이나 단순 서비스업에 머물러 생산성 격차가 점점 커져서, 임금 격차를 낳게 되었다.
정부정책은 대기업 편중이다. 연구개발(R&D) 지원, 세제 혜택, 인프라 지원 등 정부의 산업 정책이 대기업 위주로 설계 집행되었다. 반면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
대기업은 수출 중심 경영을 구사해 안정적 시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반면 중소기업은 내수시장을 대상으로 한 경영을 한 결과, 인구감소 등으로 인한 내수부진과 중국 공산품의 저가 공세에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내수 위주 기업은 생산성과 매출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 발생하게 되었다. 낮은 마진으로 생존할 수 밖에 없다.
중소기업 내부에서 이중 구조가 자라났다. 수출 중심 중소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출에 성공한 중소기업은 매출 성장률이 연평균 6.1%에 이른다.
중소기업의 다수는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종속적 거래관계에 놓여 있으며, 납품단가 후려치기, 지연 지급, 기술 탈취 등의 문제로 수익성이 악화돼 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는 노조에 의한 임금 인상력의 차이가 임금 격차 확대에 큰 영향을 주었다.
중소기업의 저임금으로 우수한 인력이 취업을 꺼리게 되었고, 중소기업은 인력난으로 신시장 개척, 공정개선, 품질 개량 등을 수행할 인적자원이 부족했다. 청년층은 중소기업 기피와 인력 미스 매치의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인력 부족이 생산성 하락으로, 수익성 저하는 임금 정체로 다시 기피 현상이라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장기적 경쟁력 확보의 기회를 놓친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점점 임금 격차를 낳게 되었다.
임금격차로 인해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린다. 저임금과 근무 환경의 열악, 장래 비전을 가지지 못하는 점 등으로 취업을 꺼린다. 취업시장에서 미스 매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구직자는 많은데 중소기업에 취업을 망설인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결혼 적령기 젊은이들이 결혼 시장에서 제대로 대접을 못 받고 있다. 결혼 연령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이들은 결혼해서도 출생을 뒤로 미룬다. 결국 합계 출산율이 낮게 나오는 원인이기도 하다.
대학졸업을 필수로 여기는 사회를 만들었다.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다. 독일·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가 심하지 않다. 대졸 입학율이 한국보다는 낮다. 한국에서는 대졸자들이 학력을 하향화해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고등 학력을 위한 교육 투자가 투자 효율이 낮아 낭비가 되는 셈이다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기술(IT) 도입 활용 미흡 상태의 중소기업을 인공지능(AI) 활용 중급 이상의 중기로 육성한다. 핵심인력을 AI 전문 응용가 수준이 되도록 지원 육성한다.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대기업과 중소 기업간 임금 격차가 심한 이유는 대한민국이 아직도 사농공상 사회적 계급 인식이 현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사'로 취급, 반면 중소기업은 '공' 또는 '상'으로 치부한 결과다. 중소기업은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있는 사회가 되었다.
정부기관의 사업 관리에서 성과평가제도가 미흡하다. 사업 기획단계에서부터 사업 중간 단계와 종료단계에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사전에 결정하고, 이대로 성과평가를 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보고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노임 격차를 더 이상 벌어지게 않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 yeohy_g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