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 친윤계는 마피아?…고름은 짜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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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 어퍼컷 세리머니 보여주는 윤석열 대통령

어퍼컷 세리머니 보여주는 윤석열 대통령

(천안=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제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만찬을 마친 뒤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5.30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미국의 갱조직 마피아는 철저한 계급 구조로 구성돼있다. 정점에 보스가 있고, 언더보스(Under Boss·조직운영 책임자)·콘실리에리(Consigliere·전략 참모)가 포진해 있다. 그 밑에 행동대장 역할의 카포(Capo)는 조직원 솔저(Soldier)들을 거느린다. 마피아 조직은 충성과 침묵으로 움직인다. 보스의 의중은 곧 명령이며, 반대는 곧 배신이다.

국민의힘 내 최대 계파인 친윤계 구조가 이와 비슷하다고 한다. 당내 인사는 "친윤계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들이 있고, 그 아래 중간 관리자 역할의 중진들이 있다. 중진들은 각각 초·재선 의원 5∼6명씩 맡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런 구조 속에서 당을 좌지우지했다"고 말했다. 물론 친윤계도 나름의 논리는 있다. 당에는 강력한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진면목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때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추경호 원내대표는 별다른 입장 없이 국회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다. 친윤계 의원들은 40여 명이 국회 주변에 모였지만 계엄 해제 표결에 동참하지 않았다. 침묵의 카르텔이었다.

친윤계는 8월 전당대회에서도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특정 주자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누구를 안 되는 사람으로 규정하는 데 힘을 모을 수 있다. 이들의 주요 거점은 영남권이다. 이 지역은 한동훈도, 안철수도 쉽게 발을 디딜 수 없다. 친윤계의 아성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다. 이들의 관심은 내년 지방선거가 아니다. 자기 목숨이 걸린 차기 총선이다. 이들에게 당장 중요한 것은 당의 혁신이 아니라 생존이다. 모든 정치적 선택이 이 계산 위에 있다.

친윤계는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내란음모 특검과 김건희 특검이 각각 출범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직·간접 연결고리를 가진 '찐윤들'이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 수사가 본격화되면 개별 의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설 것이다. 침묵을 유지하며 조직의 결속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각자도생을 위해 증언에 나설 것인가. 결속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그동안 묻혀있던 각종 의혹들이 터져 나올 수 있다. 국민들이 진실을 알게 되면 정치적 분노는 불가피하다.

국민의힘이 다시 일어서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윤석열 퇴장은 전제일 뿐, 정답은 아니다. 핵심은 친윤계의 해체에 있다. 이에 혁신위는 친윤계 핵심 인물들의 당직 독점을 막고, 공천 구조를 개혁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특정 계파가 구조적으로 당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혁신위가 이들과 정면 승부를 하지 않는다면, 재건 기회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보수 정당은 원래 변화를 싫어한다. 하지만 생존하려면 바뀌어야 한다. 변화는 내부의 고름을 짜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통이 수반되겠지만, 그래도 짜내야 한다.

jongwo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7월14일 07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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