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64.9% TSMC 48.5% SK하이닉스 42.2%
AI반도체 생태계 선점효과 누려...당분간 추세 유지될 듯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엔비디아 64.9%, TSMC 48.5%, SK하이닉스 42.2%.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에서 '삼각동맹'을 구축한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가 시장 선점을 통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규모 생산 시설을 운영하는 TSMC와 SK하이닉스가 기록 중인 40%대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에선 '꿈의 수치'에 가깝다.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인 엔비디아도 경쟁사들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60%대 영업이익률을 1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설계-HBM 제조-로직·후공정 구조
2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1분기(1~3월) 실적 발표를 마친 TSMC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8.5%, 42.2%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1분기가 비수기였지만, D램 가격이 급증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간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TSMC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50%에 육박하는 마진을 남겼다.
엔비디아는 지난 2월 발표한 4분기(11~1월) 영업이익률이 64.9%였다. 엔비디아는 당시 1분기(2~4월) 영업이익률 가이던스(추정치)로 62.6%를 예상한 바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라는 점이다.
엔비디아가 설계한 AI 칩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SK하이닉스가 생산하고, TSMC는 전체 기판에 HBM을 부착해 칩을 완성한다.
이 칩들은 대만의 여러 서버 조립업체에서 'H100', 'H20' 시리즈로 상품화된다. 엔비디아는 이렇게 완성된 AI 칩을 전 세계 빅테크 기업과 정부 등에 공급한다.
TSMC와 SK하이닉스는 2010년대 초반부터 엔비디아와 소통하며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일종인 AI 가속기 개발에 협력해왔다.

◇엔비디아 주도 AI 생태계, 아직 적수가 없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삼각동맹이 반도체 업계의 이익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은 물론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식지 않은 데다, 엔비디아의 AI 칩을 대체할 제품도 딱히 없다는 게 중론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HBM은 1년 전 고객사와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데, 올해 수요는 변함이 없다"며 "지난해보다 약 두 배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현재 최고사양인 HBM3E 12단 제품의 판매 비중이 전체 HBM3E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웨이저자 TSMC 회장도 지난 17일 "관세정책으로 인한 잠재적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지금까지 고객사 행동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TSMC 역시 올해 AI 관련 매출이 두 배로 증가할 것이란 당초 예상을 유지했다.
최근 미국 금융투자업계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축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과는 차이가 큰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케빈 밀러 아마존 글로벌 데이터센터 부사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 햄 연구소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AI 투자와 관련한 실질적인 변화는 전혀 없었다"며 "향후 몇 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매우 강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으며, 수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시 파커 엔비디아 기업 지속가능성 수석 이사도 "우리는 어떠한 (투자) 축소도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AI 칩보다 획기적으로 저렴하고 탁월한 성능을 내는 새로운 반도체가 나오지 않는 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거라고 본다"며 "우리나라 정부 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예고한 각국 정부와 빅테크 기업들이 여전히 엔비디아에 줄을 서 있고, 순서대로 물량을 받아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ddd38a5083f07.jpg)
◇TSMC 테크 심포지엄서 삼각동맹 뽐낸 SK하이닉스
3사의 동맹도 아직 견고하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TSMC 2025 테크놀로지 심포지엄'에 참가해 차세대 'HBM4'를 포함한 핵심 메모리 솔루션을 전시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TSMC와의 삼각 협력관계도 과시했다. SK하이닉스가 생산한 HBM3E 8단이 탑재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모듈 'B100'을 3D 구조물로 선보인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준비 중인 HBM4에 쓰인 로직 다이는 TSMC의 파운드리 공정에서 생산됐다고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HBM4 등 차세대 설루션에 대한 업계의 많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TSMC 등 파트너사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HBM 제품군을 성공적으로 양산해 AI 메모리 생태계를 확장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더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