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무신사에서 블루아카이브 굿즈 5만원 이상 샀어요. 아크릴이랑 티셔츠 샀는데 입을 건 아니고 보관하려고요. 굿즈는 모으는 맛이잖아요."
지난 9일 오전 11시 20분경 조현민씨(21)는 서울 성수동 무신사 성수 스퀘어3에서 열린 블루아카이브X무신사 팝업스토어에서 럭키드로우를 한 뒤 이같이 말했다. 홍대 무신사에서 블루아카이브와 무신사 컬래버 상품을 5만원 이상 구입하면 성수 팝업스토어에서 럭키드로우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성수 팝업스토어에 현장 방문해도 럭키드로우 티켓 1장이 제공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브컬처 게임이 탄탄한 팬층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며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하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의 경쟁력은 단연 일본 애니메이션풍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이다. 이 두 가지 요소는 게임 이용자를 '덕후'로 만드는 핵심 장치다. 서사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게임 이용자로부터 공감과 애정을 끌어내서다.
그 결과,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IP를 소비하고 찾는 모습을 보였다. 조씨는 2년 전 고등학생 때 블루아카이브 게임을 한 이후 지금은 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당일 블루아카이브 굿즈를 사기 위해 홍대 무신사 스토어를 방문한 구교찬씨(17) 또한 현재 블루아카이브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들이 굿즈를 구매하는 이유는 게임 캐릭터 속 '최애' 때문이었다.
구씨는 "블루아카이브 초창기 유저였다. 지금은 게임을 안 하지만 스토라리인을 알고 있고 게임 캐릭터가 예뻐서 구매하고 광명에서 왔다"며 "아직 학생이라 돈은 많이 없어서 티셔츠 한 장 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군대 간 오빠를 대신해 온 고객도 있었다. 학교 생활복을 입은 이씨(18)는 한 손에 블루아카이브 캐릭터가 그려진 아크릴 굿즈를 들고 "저는 사실 게임 잘 모른다. 오빠가 사달라고 해서 학교 끝나고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블루아카이브와 무신사가 함께 손잡고 낸 굿즈는 무신사 온라인 스토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굿즈 판매를 시작한 지난 6일 오후 3시 39분 기준 신상품 카테고리에서 굿즈 상품이 1위를 했을 정도다. 게임 속 의상을 구현한 피쉬테일 자켓은 4위, 워크자켓은 6위, 볼캡은 7위, 맨투맨은 9위에 올랐다. 신상품 카테고리 10위권에 총 5개 상품이 랭크된 것.
오프라인 스토어에서도 열기는 이어졌다. 당일 오후 6시 30분경 홍대 무신사 스토어 앞에 17명 남짓한 줄이 생겼다. 모두 블루아카이브 굿즈를 사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중국인 여행객이 무신사 스토어 현장 직원에게 중국어로 표시된 네이버 예약 내용을 보여주며 입장 문의를 하기도 했다. 홍대 무신사 스토어는 블루아카이브 굿즈 존 입장 예약을 따로 받고 있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10분마다 최대 15명이 입장 할 수 있다.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전체 예약 타임이 매진될 정도였다.
홍대 무신사 스토어 현장 직원은 "굿즈가 동날 수 있어서 고객분들이 주로 오전에 많이 오신다"며 "뱃지 5종은 이미 매진됐고 티셔츠 종류 2개도 다 팔렸다"고 말했다.
게임 속 최애의 아이를 사기 위한 열기. 무신사가 컬래버 업체로 게임사인 넥슨을 택한 이유다. 무신사와 넥슨 관계자는 "'블루 아카이브'의 주요 이용층과 무신사의 이용층이 겹쳐 IP확장의 일환으로 이번 콜라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