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병원은 신경과 김태준 교수 연구팀이 얼굴 사진과 8가지 수면 관련 설문 항목만으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멎는 질환으로,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등 다양한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선별과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에는 병원에서 복잡한 장비를 착용하고 하룻밤 동안 수면다원검사(PSG)를 받아야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했다.
연구팀은 표준화된 조건에서 촬영한 얼굴 옆모습 사진을 CNN 기반 딥러닝 모델(OSA-Net)에 입력해 얼굴 해부학적 특징을 반영한 '얼굴 사진 분석값(Facial Photo Score)'을 산출했다. 여기에 수면 중 코골이, 무호흡 관찰, 목둘레, 고혈압 여부 등 8가지 설문 응답을 결합해 기계학습 알고리즘에 적용한 예측 모델을 구현했다.
이번 연구는 2012년부터 2023년까지 단국대병원에서 수집된 2149건의 수면다원검사(PSG)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 기준에 부합하는 426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했다. 그 결과 로지스틱 회귀(Logistic Regression) 기반 AI 모델은 정확도 91.9%, 환자 구별 능력(AUROC) 97.2%로 매우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는 기존 설문지만 사용했을 때보다 30% 이상 향상된 정확도다.
특히 이번 모델은 체질량지수(BMI) 등 비만 지표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얼굴 해부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하는 방식을 채택해 마른 체형이 많은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권 인구에도 높은 적용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는 단국대 신혜림 교수, 이대서울병원 김지현 교수도 공동연구자로 참여해 다기관 임상데이터 확보와 분석에 기여했다.
김태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2차원(2D) 얼굴 사진과 수면 설문지를 효과적으로 결합해 복잡한 장비 없이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을 간편하고 정밀하게 선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개발된 스크리닝 도구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조기 진단과 고위험군 선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2025년 5월호에 '얼굴 사진과 설문지를 이용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위험 선별을 위한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