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떼 칼럼] 5월이면 더 매력적인 시드니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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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떼 칼럼] 5월이면 더 매력적인 시드니의 밤

어떤 공간에 발을 들이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거나 더 머무르고 싶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가. 이제 우리는 단순한 공간의 기능을 넘어 그곳이 어떤 감각과 기억을 선사할지 기대한다. 공업화로 오염된 섬에서 예술의 섬으로 거듭난 일본 나오시마, 항구의 밤을 찬란한 빛의 축제로 물들여 도시의 생동감을 깨우는 호주 시드니처럼 잘 기획된 콘텐츠는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넘어, 그곳 사람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한다.

오페라하우스로 유명한 시드니는 매년 5월, 남반구 겨울의 문턱에서 완전히 다른 빛깔로 탈바꿈한다. 비비드 시드니 축제를 통해 도시 곳곳이 고유의 서사에 맞춰 빛과 소리 작품으로 채워진다.

서큘러퀘이와 달링하버뿐만 아니라 타롱가동물원처럼 여러 장소가 축제의 무대가 된다. 시드니를 화폭에 담은 예술가 켄 돈의 그림이 도시 건축물 위에 살아 움직이고, 동물원에는 빛의 동물들이 나타나는 것처럼 각자의 장소에 특화된 작품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해 도시를 탐험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빛의 축제가 도시의 밤을 책임진다면 낮에 활기를 불러넣는 상설 거점은 시드니피시마켓이다. 1966년 도매 기반의 시드니수산물시장으로 시작된 이곳은 수산물 경매뿐 아니라 신선한 수산물을 즉석에서 즐길 수 있는 식음 공간으로 발전했다. 수산물을 테이크아웃해 바다를 접한 테라스에서 즐길 수 있는 생동감 있는 공간이며 이런 경험을 극대화하고자 약 8억3600만달러를 투자해 새롭게 지어진 피시마켓이 올해 개장했다.

덴마크 건축사 3XN이 디자인한 새 건축물은 상업적 수산물시장 기능과 대중에게 열린 공간으로서의 두 목적이 조화롭도록 지어졌다. 이렇게 신축된 피시마켓은 지붕 면적 기준 2만㎡ 규모로 개장 첫 주에만 23만여 명이 찾았고, 수산물 160t 이상을 거래했다. 이곳은 15㎞에 달하는 해안 산책로와 자연스럽게 연결돼 보행자에게 풍부한 해안 경험을 제공한다.

시드니의 사례에서 눈여겨볼 점은 비비드 시드니라는 대규모 행사와 피시마켓이라는 상설 공간이 각자의 자리에서 도시의 활력을 어떻게 끌어올리는가이다. 15년간 비비드 시드니는 이 도시를 해마다 새롭게 발견하게 했다. 작년에는 253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했으며, 축제 기간 호텔 점유율은 최고 89.1%를 기록했다.

여기에 새롭게 문을 연 피시마켓은 일상의 접점에서 도시의 집객력을 증명했다. 지역의 특수성을 잘 살린 상설 공간이 얼마나 안정적인 경제적 거점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축제가 도시 분위기를 마법처럼 전환한다면, 피시마켓은 시민과 관광객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꾸준한 목적지가 돼 준다.

시드니 사례의 핵심은 활성화의 균형에 있다. 행사를 도시 전역으로 분산해 병목 현상을 줄이고, 발길이 뜸하던 지역까지 자연스럽게 관광객이 유입되도록 유도한다. 특히 야간에 집중된 콘텐츠로 방문객 체류 시간을 늘려 낮 시간의 활동과 시너지를 내는 방식은 지역 상권 전반에 온기를 전하는 전략이 되고 있다.

랜드마크의 화려한 외관과 압도적인 하드웨어는 관광객을 부르는 초대장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하나 더. 머무는 사람들의 표정에 생기를 담고, 다시금 그 장소를 찾게 만드는 힘은 이 장소가 나를 환대한다고 느끼도록 하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비비드 시드니가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도심 벽면을 따스한 예술의 화폭으로 바꾼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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