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업 뉴럴링크가 시각 복원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인공 시각 장치 개발 임상시험에 합류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내 의학 연구 목록을 제공하는 정부 웹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스’에 따르면 이 연구는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 캠퍼스와 스페인 연구진이 주도하며, 뉴럴링크는 공동 참여 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임상은 ‘스마트 바이오닉 아이’로 불리는 인공 시각 장치를 개발하기 위한 초기 단계 연구다.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과 뇌 임플란트 기술을 결합해 실명 환자에게 얼굴 인식, 독서, 보행 등 시각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 설명에 따르면 “뉴럴링크 환자가 확보되는 대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명시됐다.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장치가 직접 적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연구는 뉴럴링크가 외부 기관과 함께 진행하는 첫 공식 인체 대상 공동 임상시험으로, 자사 기술의 의료적 확장 가능성을 실증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를 지닌다. 현재 뉴럴링크는 세 가지 주력 임플란트 제품을 개발 중이다. 뇌-기계 연결을 위한 ‘텔레파시’, 시각 복원용 ‘블라인드사이트’, 파킨슨병 및 진전증 치료용 ‘딥’ 등이다.
이 중 블라인드사이트는 시신경이 손상돼 전통적 치료가 불가능한 실명 환자에게 시각 피질에 직접 자극을 줘 시각 인지를 복원하는 장치다. 블라인드사이트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았다. 뉴럴링크는 블라인드사이트의 상용화 시점을 2030년으로 잡았다. UC샌타바버라의 임상시험 역시 이 장치와 연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