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자원으로 꼽힌다. 데이터는 AI나 로봇, 자율주행과 같은 차세대 기술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유통하는 비즈니스도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요한 건 데이터의 품질이다. 정확도가 높은 데이터를 빠르고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은 비즈니스 성공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픽플리’를 소개하는 김동호 R2C컴퍼니 대표 / 출처=R2C컴퍼니
데이터 수집 및 참여자 모집 플랫폼 ‘픽플리(Pickply)’를 선보인 R2C컴퍼니(대표 김동호)는 스타트업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들이 선보인 픽플리는 2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기반으로 설문조사 및 A/B 테스트, 그리고 인터뷰 및 좌담회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용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데이터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기업인이나 연구자, 자영업자 등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데, 픽플리 플랫폼에 원하는 프로젝트(설문조사나 좌담회 등)의 링크를 등록하기만 하면 된다. R2C컴퍼니 측에 견적을 문의하거나 의뢰 내용을 정리하는 등의 번거로운 과정도 필요하지 않다. 구글폼이나 네이버폼 등 어떤 도구로 만든 링크라도 활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만약 설문조사가 필요한 기업이라면 픽플리 플랫폼 상에서 등록 버튼을 누른 후, 미리 준비된 설문조사 링크를 입력한다. 그리고 세부 타겟 조건(성별이나 연령, 특정 서비스 이용 여부 등) 등의 설정만 마치면 간단히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
픽플리 이용자들은 이렇게 등록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등록 기업이 설정한 크레딧(보상)을 받는다. 크레딧으로 픽플리 플랫폼 내의 스토어에서 각종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참여한 이용자들의 기본 데이터(나이, 성별, 지역, 가구형태, 학력, 직업 등)나 라이프 스타일 데이터(취미, MBTI, 특정 서비스 이용 경험 등)를 비롯한 정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고객의 요청이 있다면 데이터 분석 및 가공, 컨설팅과 같은 좀 더 고급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픽플리는 본인 인증을 완료한 이용자를 다수 확보해 데이터 신뢰성을 높였다 / 출처=R2C컴퍼니
이를 통해 고객은 신제품 기획, 기존 제품 만족도 파악 등을 위한 마케팅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며, AI 학습을 위한 비정형 데이터의 확보도 가능하다. 그 외에도 임상실험이나 신제품 체험단 등을 위한 참여자를 모집하거나 특정 서비스나 제품 홍보를 위한 타게팅 광고용으로도 픽플리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 비즈니스의 핵심은 데이터의 품질이다. 기존의 유사 서비스에서는 응답자의 신원이 불확실하고 답변의 신뢰도가 높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보상형 광고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들이라 불성실한 답변이나 허위 답변을 하는 사례도 많았다.
반면 픽플리의 경우, 본인 인증을 완료해 연령이나 성별, 직업 등이 확인된 이용자들이 응답에 참여한다. 이와 더불어 다른 서비스 대비 참여자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하는 한편, 불성실한 응답으로 저품질 데이터를 생산하는 참여자에게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의 적극적인 방법으로 데이터 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픽플리는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6월 설립 후, RC2컴퍼니는 월 평균 10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만든다. 이미 750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3500만 건에 달하는 데이터를 수집했다.
고객층도 대기업, 마케팅 대행사 등 다양하다. 이랜드 그룹에서 소비자 데이터를 파악하고자 하는 용도로 픽플리에서 15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니션, D&C 컴퍼니와 같은 유력 마케팅 대행사에서 마케팅 조사 및 A/B 테스트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픽플리를 이용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상으로 데이터를 지원하는 공공사업인 데이터바우처와 관련, 데이터 공급 및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AI 데이터 가공 기업 에이모(AIMMO)가 AI 학습을 위한 비정형 데이터(영상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픽플리를 이용하기도 하는 등 활용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스타트업 전시회 ‘넥스트라이즈’에 참여한 R2C컴퍼니 임직원들 / 출처=R2C컴퍼니
김동호 R2C컴퍼니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픽플리는 기존 서비스 대비 더 낮은 비용으로 한층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한편, 전체적인 데이터 품질을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라며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절감된 비용을 이용자에게 더 많은 보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성실성과 적극성이 높은 우량 이용자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데이터 품질을 높이기 위한 핵심”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