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IT동아와 함께 ‘2025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동국대 캠퍼스타운과 IT동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는 돌봄 수요가 급증하는 국가다. 문제는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오는 2042년에는 요양보호사 155만 명이 부족하다는 전망이 나왔으며 잔여 인력의 90% 이상도 50대로, 돌봄 인력 고령화 역시 심화 추세다. 이에 정부는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활용을 적극 추진하지만 외국인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언어 장벽과 자격증 합격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김아현 도미노이펙트 대표 / 출처=도미노이펙트
도미노이펙트는 요양보호사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이다. 외국인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 교육을 돕는 앱 ‘하모(HAMO)’를 통해 다국어 학습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외국인에게 요양보호사 자격증 시험 교재를 모국어로 제공하고 언제 어디서나 강의 내용을 확인하도록 온라인 콘텐츠 활용을 돕는다. 취약 유형을 분석해 오답노트를 제공하고 실전 모의고사 등의 기능으로 자격증 합격률을 높인다.
하모앱 레벨 테스트 기능 / 출처=도미노이펙트
김아현 대표는 “고령화로 급증하는 돌봄 수요를 뒷받침하기에 요양보호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유학생까지 E-7 비자 발급을 약속하며 돌봄 인력 유인책을 쓰지만 확산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며 “그 이유는 자격증 관련 교육의 학습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오프라인 교육원에서 요양보호사 자격증 시험 교육을 듣는 외국인은 한국어로 이뤄지는 강의 내용을 따라가기 위해 번역기를 대부분 사용한다. 문제는 빠르게 이뤄지는 강의를 번역기로 해석하며 하루 8시간의 수업을 따라가느라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이 오프라인 현장에서 들은 수업을 집에서 복습하려고 해도 실물 교재로 이뤄진 강의 내용을 해석해야 하므로 많은 제약이 따른다. 총 320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지만 육아라도 병행하는 경우에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외국인이 요양보호사 자격증 합격을 위해 평균 5번의 재시험을 보는 이유”라고 짚었다.
이에 도미노이펙트는 외국인이 4번~5번 재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요양보호사 자격을 빠르게 취득하도록 돕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외국인이 오프라인 교육을 번번이 녹취하지 않아도 수업 내용을 확인하도록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맞춤형 단어 학습 콘텐츠도 제공한다.
하모앱이 제시하는 맞춤형 단어 학습 콘텐츠 / 출처=도미노이펙트
요양보호사 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한국어 전문단어나 표현을 선별해 모국어로 집중 교육하고 나라별 언어로 자주 틀리는 유형에 대한 오답노트도 제공한다. 온라인 앱을 활용하므로 외국인은 해당 콘텐츠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복습할 수 있다.
하모 앱을 소개하는 김아현 대표의 모습 / 출처=도미노이펙트
“자격증 합격에 초점을 맞춘 교육은 지양해야…현장에 곧장 투입 가능한 실무 능력 함양 필요”
도미노이펙트는 더 많은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동시에 돌봄 인력 부족을 해소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방안을 고심 중이다. 김아현 대표의 고민을 나누기 위해 다문화 콘텐츠 전문기업 ‘아시안허브’의 수장 최지연 대표가 나섰다.
김아현 도미노이펙트 대표와 최지연 아시안허브 대표 (왼쪽부터) / 출처=IT동아
최지연 대표는 2007년 캄보디아언어문화연구소를 시작으로 2013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 아시안허브를 설립해 다년간 이주민 교육에 앞장서 왔다. 결혼이민자 직무 향상 교육과 전문 통번역 서비스,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언어교육, 어학 전문 도서 및 앱 개발 등 다방면에서 지식과 경험을 축적했다.
최지연 대표는 김아현 대표에게 ▲외국인 요양보호사의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 함양 ▲자격증 합격을 위한 교육 지양 ▲실무 현장에 대한 이해 ▲외국인 출신 국가 특성과 문화 차이 파악 ▲외국인에게 소속감 부여를 강조했다.
최지연 아시안허브 대표 / 출처=IT동아
최지연 대표는 “외국인을 교육한 후 현장에 투입하면 가장 많이 받는 피드백 중 하나가 소통 능력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요양보호사를 말벗으로 삼길 원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어 능력이 부족하면 자격증이 있더라도 일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자격증 교육 내용을 외국어로 번역해서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통이 어렵다면 자격증 합격을 위한 교육으로 그칠 우려가 있다. 일정 수준의 한국어 능력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아현 대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만들 때 무엇을 중점으로 고려하면 좋을지 고민 중이다. 아시안허브가 그간 외국인 교육 사업을 하며 쌓은 노하우를 전수해 주기를 요청했다.
이에 최지연 대표는 “아시안허브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시험 합격은 곧 실전투입 가능’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도록 교육 중이다. 예컨대 돌봄 현장에서 나올 법한 대화를 교육할 때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세세한 시나리오까지 작성해 제공한다”며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이 출신 국가마다 각기 다른 외국인의 특성이다. 어떤 외국인은 육체적으로 힘들면 바로 그만둔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외국인은 자국민들과는 잘 어우러지지만 한국인과는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요양보호사뿐만 아니라 다른 직군으로 교육 범위를 넓히고자 한다면 각 외국인 특성과 문화에 맞는 직무 매칭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 외국인의 자격 취득과 취업뿐만 아니라 이들로 인해 한국인도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외국인에게도 좋고 서비스를 찾는 한국인에게도 좋은 교육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며 “자격증 합격뿐만 아니라 자격증 합격 이후 실무 투입까지 전체를 보면서 교육을 기획하기를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김아현 도미노이펙트 대표 / 출처=IT동아
외국인과 유대감을 형성하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최지연 대표는 “아시안허브는 모든 외국인 강사진을 공채로 뽑아 소속감을 부여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들에게 공채로 선발된 인재라는 자부심을 주고 직접 교재도 만들어 강의를 나가도록 돕기도 한다. 해당 책으로 북콘서트도 열어 강사들의 가족이나 동료를 초대하기도 한다”며 “공채를 해마다 뽑으면 위아래 기수별로 화합도 이뤄진다. 아시안허브 브랜드가 적힌 수첩이나 필기구, 의상 등도 제공해 조직에 융화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아시안허브 소속 강사가 직접 만든 교육교재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외국인 출신 국가의 특성을 이용한 이벤트도 좋을 것 같다. 예컨대 우즈베크 출신 여성은 바느질도 잘하고 빵도 잘 굽기 때문에 우즈베크 빵을 함께 굽고 먹어보는 이벤트를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방식이다. 이슬람 문화권 출신의 경우 히잡과 같은 문화가 있는데 이에 대한 거부감이 없도록 어르신들에게 사전 교육도 필요할 것 같다”며 “이주민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에게도 외국인 요양보호사에 대한 거부감을 없앨 수 있도록 외국 문화 교육을 사전에 진행할 필요도 있다. 서로의 특성을 파악한 후에 만난다면 문화적 차이도 최대한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아현 도미노이펙트 대표와 최지연 아시안허브 대표 (왼쪽부터) / 출처=IT동아
끝으로 김아현 대표는 외국인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 교육을 돕는 앱 ‘하모(HAMO)’에 대한 사용 후기와 사용처 확대 방안에 대한 조언을 요청했다.
최지연 대표는 “현재 가장 시의성 높은 주제인 이주민, 고령화 관련 아이템이라 인상적이었다. 수익을 창출하려면 확실한 교육 커리큘럼과 매뉴얼을 만든 후 여성인력개발센터 등 요양보호사 과정을 운영하는 교육기관과 협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영어뿐만 아니라 베트남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교육프로그램을 다국어로 지원한다는 사실도 강조하면 좋겠다. 아직 관공서나 지자체는 내년 홍보 예산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는 11월이나 12월까지 명확한 교육 커리큘럼을 짜고 앱 기능도 강화해 지자체나 정부 기관 등과 협업을 적극 추진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