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 "삶의 가장 어두운 터널 지나…아들이 '사람 믿지 마' 위로도" [인터뷰+]

1 month ago 14

입력2025.09.22 14:40 수정2025.09.22 14:40

/사진=주식회사 프리미엄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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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S.E.S 출신 슈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섰다. 가족과의 관계, 결혼과 이혼을 둘러싼 소문, 그리고 오해와 상처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기면서 주목받았고, 응원의 댓글이 이어졌다. 오랜만에 취재진과 마주했다는 슈는 "유튜브를 통해 제 이야기를 꼭 해야 할까 망설였지만,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궁금해해 주셔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처음엔 본방송도 보지 못했어요. 구독자 수나 조회수를 신경쓰기보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 그 자체에 집중하고 싶었죠. 이미 과거에도 유튜브 콘텐츠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당시는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마음이 힘들고, 정리가 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다시 작업을 시작하면서 심장이 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슈는 유튜브 채널에서 결혼과 이혼, 그리고 엄마로서의 삶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이야기했다. 특히 남편 임효성과 주말 부부 일상을 공개하면서 "이혼을 하면 서류 정리하고, 재산 분할과 양육비를 나누는 것도 복잡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아빠와 멀어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는 솔직한 견해를 전해 화제가 됐다.

슈는 이러한 파격 고백에 "누구나 결혼을 하면 설렘이 영원하진 않지 않나. 저희도 그런 대화를 했었다"며 "결혼과 이혼, 꼭 이분법적으로 선택해야 할까 싶었다. 우리 가족만의 방식으로 아이들과 건강하고 유쾌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었다"고 전했다.

특히 부모로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평화로운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어릴 적 부모님이 다퉜을 때 불안 했떤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그런 기억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이전부터 절대 아이들 앞에선 싸우지 말자고 했어요. 충돌은 아이들 앞에서 감추려 했고, 아이들이 편안하게 자라도록 최선을 다했어요. 이런 제 말을 임효성 씨도 잘 받아들여줬고요."

슈는 바쁜 임효성을 대신해 육아를 전담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홀로 놀이공원에 가고, 양육했던 일화를 털어놓으며, "그래도 그런 일상들이 쌓여 지금 아이들과 관계를 만들었다"며 "아이들도 이제 유튜브를 찾아 볼 수 있는 나이가 됐고, 아이들이 저희 영상을 봤을 수도 있는데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아이들에겐 이미 이전부터 '엄마랑 아빠는 친구야'라고 말해왔다. 그렇게 거리감 없는 친구같은 엄마, 아빠이고 싶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통해 이 모든 이야기를 공개한 것도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우리 가족의 일상을 나눈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솔직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댓글은 거의 안 본다"고 했지만, 대신 지인들이 건네는 응원의 말들, 그게 큰 힘이 됐다"고도 했다.

일본에서 자란 슈는 고등학생 때 가수가 되기 위해 한국에 왔고, S.E.S로 데뷔하자 마자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가장 빛났던 시간을 지나, 결혼을 하고 아이들의 엄마로 제2의 인생을 보여주던 시점에 논란에 휩싸이면서 그는 30대를 "삶의 가장 어두운 터널이었다"고 했다.

"벼랑 끝에 선 기분으로 하루하루 버텼던 날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 시간들을 지나오며 '수영아, 수고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게 됐죠. 이제는 감정을 글이나 이모티콘으로 정리하고 있어요. 짜증 날 땐 팔뚝, 행복할 땐 나무, 돈이 들어오면 봉투 이런 식으로 기록하면서 하루하루 제 감정을 확인할 수 있게 됐죠. 과거의 상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 건, 나를 이해하고 돌보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자신을 들여다보며 코칭까지 관심 영역을 넓히게 됐고, 최근에는 자격증 취득까지 준비 중이라고 했다. 슈는 "심리 상담은 과거를 들여다본다면, 코칭은 미래를 위한 나만의 약속을 만드는 것"이라고 차별점을 소개하며 "지금까지는 고개를 숙이고 살았다면, 앞으로는 고개를 들고 계절의 변화도 느끼며 살고 싶다"면서 활짝 웃었다.

슈는 삶의 변화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에너지' 덕분이라고 했다. "열정을 갖고 무언가에 몰두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큰 에너지를 받는다. 나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유튜브를 통해 보여준 일상의 모습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슈가 다시 삶의 중심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였다.

슈는 그러면서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을 거듭 전했다. 특히 장남 임류 군에 대해 "어른스럽게도 '엄마, 사람 너무 믿지 마'라고 하더라"며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마음이 찡하고 고마운 감정이 밀려온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항상 설렘을 갖고 살라"고 말한다는 슈는, 일상의 설렘으로 노래방을 꼽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노래방에 혼자 가서 노래를 부르다 와요. S.E.S 노래는 안 부르지만, 동시대에 활동했떤 가수들의 곡을 부르며 스트레스를 푸는 거죠. 고음이 안 올라가면 어떤가요. 그냥 부르는 거죠. 처음엔 예약할 곡을 찾는 것도 한참 걸렸는데, 옆 방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듣고 예약하곤 했어요. 처음엔 여러명이 온 척 들어갔는데, 이제 사장님도 알아서 시간도 더 넣어주시고 그러세요.(웃음)"

S.E.S 완전체 활동 역시 관심을 모으는 요소다. 슈는 앞서 불거진 불화설에 "난 아무 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불화설이 나오고, 문제가 있다는 추측이 기정사실화 됐다"고 했다. 특히 불화설의 계기가 됐던 바다의 라이브 방송에 대해 "이후에 언니랑 따로 연락을 했다"며 "제가 유튜브 채널을 오픈 했을 때도 언니가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완전체로 무대에 설 기회가 있다면 좋은 명분이 있을 때였으면 한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연극 무대도 다시 서보고 싶고, 아이들 교육에도 참여해보고 싶다. 일본에서 영화 제안도 받았고, 화장품 론칭도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이어 "힘들고 피곤해도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고 있다. 내 삶의 진짜 열정을 찾은 것 같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내가 어떻게 기억되면 좋을까 생각해봤어요. 그저 사람냄새 나는, 솔직한 사람으로 남고 싶더라고요. 과거의 그림자를 딛고, 다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라봅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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