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 중 처음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약효가 같다는 것을 확인하는 등 시장 확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 임상 1상(안전성 분석)과 3상(대규모 유효성 분석) 시험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날 공개한 것은 임상 중간 데이터(톱라인) 결과다. 최종 데이터는 내년 상반기 공개된다. 통상 톱라인과 최종 데이터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SB27 시판 허가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면역항암제 전성시대’를 연 키트루다는 폐암, 흑색종, 두경부암 등의 치료에 쓰인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316억달러로 세계 1위다. 미국 특허는 2029년, 유럽 특허는 2031년께 만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선 이유다. 통상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1상 시험에서 약물이 몸속에 들어갔을 때 오리지널과 똑같이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한 뒤 3상에서 효과 등이 비슷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기 위해 3상 면제 제도를 마련했다. 이에 맞춰 많은 기업이 임상 3상을 단축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대규모 환자 모집이 필요한 3상 시험을 정석대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했다. 14개국, 93개 병원에서 55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바이오시밀러 3상 시험을 실시해 키트루다와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음이다. 의료진 신뢰를 높일 수 있어 허가 후 시장을 확대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업체는 내다봤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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