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 정치에서 영원한 주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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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계를 뒤흔드는 비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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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인생이 돌고 돌 듯 권력도 유전(流轉)한다. 어제의 비주류가 주류로 올라서고, 오늘의 기득권은 새로운 도전자에게 자리를 내주기 마련이다. 권력은 원래 그런 속성을 지녔다. 주류를 자처하는 쪽은 "우리가 곧 정통"이라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정통이란 스스로 규정하는 순간 낡기 시작한다. 그것은 유권자가 승인해야 유지되는 것이다. 요즘 미국 민주당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를 보면 "영원한 주류는 없다"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다.

지금 민주당 내 다크호스는 '민주사회주의자들(DSA)'이다. 1982년 출범한 DSA는 줄곧 민주당 변방에 머물렀다. 미국에서 '사회주의'는 금기어에 가깝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불평등이 심화하고, 치솟는 집값과 학자금 대출, 의료비 부담이 청년 세대를 짓누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버니 샌더스가 불을 붙였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가 불길을 키웠다. 지난해 34세 조란 맘다니가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최근 콜로라도주 예비선거에서 29세 신인 멜랏 키로스가 15선 현역 하원의원 다이애나 디겟(68)을 꺾었다. DSA는 민주당 주류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부상했다. DSA는 독자 정당을 만들지 않았다. 대신 민주당 안으로 들어가 민주당을 바꾸겠다는 길을 택했다.

민주당 내 기득권 타파 움직임은 공화당이 이미 10여 년 전 경험한 일이다. 당시 공화당의 질서를 뒤흔든 것은 '티파티(Tea Party) 운동'이었다. 작은 정부와 감세를 기치로 내건 티파티는 "당신들은 더 이상 '찐보수'가 아니다"며 공화당 주류를 거세게 비판했다. 그들이 택한 방법도 당내 경선이었다. 온건파 의원들을 하나둘 밀어내며 공화당의 무게중심을 오른쪽으로 이동시켰다. 시간이 흐르면서 티파티라는 이름은 희미해졌지만, 그들의 정신은 사라지지 않았다. 티파티의 정치적 에너지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운동으로 흡수·재편됐다. 이들이 공화당의 새로운 주류가 된 것이다. 현재 공화당은 마가 세력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DSA와 티파티가 추구하는 이념은 정반대다. DSA는 정부의 역할 확대를, 티파티는 정부의 역할 축소를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 활동 방식은 놀라울 만큼 닮았다. 변방의 신진 세력이 기존 지도부를 시대에 뒤떨어진 기득권으로 규정한다. 열성 지지층을 조직해 당내 경선에서 현역을 끌어내린다. 마침내 권력의 중심을 바꾼다. 이는 주류 교체가 정당 내부의 경쟁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주류는 결국 자기 당 안에서 강력한 도전을 받는다.

정치는 순환한다. 어제의 비주류가 새로운 주류로 부상하고, 오늘의 주류는 기득권으로 변모한다. 티파티가 마가로 재편되기까지 10년 남짓 걸렸다. DSA도 언젠가 또 다른 도전자로부터 '당신들도 낡았다'는 평가를 받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권력은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머무는 순간 굳어지고, 굳어지는 순간 도전을 받는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7월04일 07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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