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류승룡은 어떤 모습일까 [종합]

배우 류승룡이 대한민국 가장으로서 화두를 던진다.

류승룡은 22일 서울 구로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JTBC 새 주말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이하 '김부장')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의 매력은 화두를 던지는 것"이라며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무엇을 '당연하게' 느끼면서 살아가는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 될 거 같다"고 기대했다.

'김부장'은 취업도, 승진도, 집도, 차도 '남들만큼' 사는 김 부장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대기업 부장직에 번듯한 서울 자가, 그리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아내와 자랑스러운 아들까지 남 부러운 것 없는 완벽한 삶을 살던 그가 전부라 믿었던 것들이 하나씩 무너지면서 겪으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그린다.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JTBC 'SKY캐슬'로 백상예술대상 연출상을 수상한 조현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조 감독은 "원작 소설을 연재할 때부터 알았고, 3권의 소설을 단숨에 읽었다"며 "김부장이 저와 비슷한 연령이라 그런지 완전히 몰입했고, 보자마자 연출하고 싶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보통 원작과 대본은 분리가 되는데, 원작 소설의 작가님이 촬영 현장까지 함께 했다"며 "작품 진행 동안 좋은 얘길 주고받았고, 대본에 관해서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 이렇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구나 싶었다.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김낙수라는 캐릭터에 대해 원작 팬들은 알겠지만, 류승룡 선배가 해주신 게 완벽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거 같다"며 "작품을 만드는 내내 캐릭터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며 놀라운 감정을 느꼈다. 시청자들도 그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제목에서 어떤 사람들은 살짝 위화감을 느낄 거 같고, 어떤 사람들은 '그 정도 돼야 중산층' 이렇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제목만 봤을 때 느껴지는 궁금증이 있더라"며 "흔해 보이지만 흔하지 않은 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을지, 한 명의 스페셜한 케이스지만 그 스페셜한 케이스가 많은 사람을 대변할 수 있겠다 싶었다"면서 제목에 대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주인공이 40대 50대인데 다른 세대가 몰입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며 "세대 간 갈등이 심화한 사회에서 대안이 되는 작품을 제가 하길 바랐고, 실컷 웃다가 울컥할 수 있었으면 했고, 한 인물을 통해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 류승룡은 타이틀롤 김부장, 김낙수 역에 발탁됐다. 김낙수는 뛰어난 실무 능력과 영업 스킬로 입사 이래 단 한 번도 승진을 놓치지 않았던 세일즈맨이다. 하지만 친형처럼 따르던 상사의 눈빛이 달라지고, 후배에게 밀리고, 꼰대 취급받으면서 서서히 변화하게 된다.

류승룡은 그동안 넷플릭스 '킹덤', 디즈니플러스 '무빙' 등 OTT 플랫폼 시리즈에서 활동했지만, 방송 드라마 출연은 MBC '개인의 취향' 이후 15년이다. 류승룡은 "사전 제작이 자리 잡으면서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더라"며 "주 52시간 확보되면서 찍으니까 저 역시 집중해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도 변했는데, '김부장'이라고 해서 중년 얘기를 내세우지만 누군가의 미래, 과거이기에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을 거 같다"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 저 역시 시청률을 기대하고 있다. 두자리는 넘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류승룡은 또 "아들과의 관계는 고구마인데, 극이 진행되면서 해결되는 것들이 있다"며 "지켜보시면 측은지심도 생기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상 등이 어필이 될 거 같다"고 소개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낙수 캐릭터에 대해서도 "꼰대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나름의 서사가 있고, 응원해주고 싶은 인물이길 바랐다"며 "서로 간의 이해의 폭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아빠'를 연기해왔지만, '김부장'은 "현재를 얘기하는 게 가장 매력적이었다"며 "섭섭함, 무안함, 고마움, 절실함 등 다양한 감정을 기가 막히게 감독님이 발췌해서 인간의 내면과 삶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고 다른 지점을 소개했다.

류승룡은 또 "어쩔 수 없이 배우 중에 선배님이 계신 경우가 아니고서야 서글프게도 제 나이가 제일 많았다"며 "불평불만 안 하고, 기분 좋은 상태를 여유롭게 유지해야 하는 어른의 태도를 보이면서도 창작자로서의 양질의 예민함을 갖춰야 하니 그 균형을 유지하는 게 고통스러웠다. 그 모습이 꼰대처럼 보였을 수도 있었을 거 같다"고 했다.

김부장의 아내 박하진 역에는 배우 명세빈이 캐스팅됐다. 박하진은 한평생 남편을 믿어왔고, 무난한 성격과 대인관계로 살아왔지만 '적당히 살려면 적당히 살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내 직업, 내 벌이, 내 생활을 찾아 나선다.

명세빈은 "제가 이 작품을 한다고 친구들한테 얘기하니 너무 놀라더라"며 "실질적인 얘기들이라 '재밌겠다'는 반응을 보여서 '이게 정말 중요한 작품이 되겠구나' 싶었다. 각 세대를 이해하고, 세대를 연결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류승룡과 연기 호흡에 대해 "꼰대라는 말이 안타깝다"며 "편하게 대해주시고, 재밌고, 아재 개그도 많이 해주신다. 눈을 보며 웃음 참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했다.

배우 차강윤은 낙수의 대학생 아들 김수겸 역을 맡았다. 김수겸은 한때는 아버지의 자랑거리였지만, 이제는 아버지의 눈엣가시가 된 아들이다. 넉넉한 집안 덕에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아버지를 보며 "저렇게 살지 않겠다"며 다른 인생을 살려고 하는 인물이다.

차강윤은 "이 작품을 하면서 느낀 건, 저희 부모님 생각을 많이 했다"며 "선배님들이 부모님처럼 대해주시기도 했고, 에피소드들이 부모님을 생각나게 했다"고 했다.

특히 류승룡에 대해 "연기를 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존경심이 더 커지고, 촬영할 땐 항상 '아들 왔냐'고 챙겨주셔서 정말 즐겁게 했다"며 "재밌고 따뜻한 현장이었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김부장'은 오는 25일 밤 10시 40분 첫 방송 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