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사 인적분할 과정에서 삼성물산 등 주주 회사가 지분 매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증권신고서 정정 공시에서 ‘한국거래소 확약’과 관련해 “인적분할 목적에 반하는 지배구조 개편 등의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거래소에 제출한 확약은 분할 존속회사(삼성바이오로직스) 또는 분할 신설회사(삼성에피스홀딩스)의 행위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며 “삼성물산, 삼성전자 등 주주사가 분할 목적에 반해 분할 존속회사 혹은 분할 신설회사의 지분을 매각하는 등 인적분할 취지에 반하는 기업 지배구조 개편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분리하기 위해 인적분할을 단행한다고 지난 5월 공시했다. CDMO와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한 회사에서 담당해 발생할 수 있는 고객사 기술 유출 등 이해 상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인적분할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물산이 인적분할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매각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삼성전자 지분 매입에 사용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여당에서 논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인 이른바 ‘삼성생명법’이 시행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대거 매각해 삼성그룹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확약과 관련해 “분할 목적에 반하는 구조 개편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투자자 보호를 도모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