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다 하다 전한길 ‘면접’까지… 국힘 부끄럽지도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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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 씨가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 후보들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같이 갈 것이냐 묻는 질의서를 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 씨는 최근 채널A 유튜브에 나와 이같이 말하며 “무조건 같이 간다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일종의 당 대표 ‘평가 면접 시험’을 보겠다는 뜻이다.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헛웃음으로 넘길 제안이지만 놀랍게도 당 대표 후보 2명이 이에 응하겠다고 한다.

전 씨의 제안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측은 “답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당연히 한다”고 했고, 장동혁 의원 측도 “후보 검증을 위해 보내오는 질의에 성실하게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구독자 수가 40만 명이 넘는 전 씨의 유튜브 출연도 검토 중이다. 모두 강성 당원들의 표를 얻어보겠다는 계산일 것이다. 제1야당 대표가 되려는 사람들이 계엄을 옹호하는 부정선거론자가 슬그머니 입당해 공개 질의 운운하며 주인 행세까지 하려는 걸 막기는커녕 그의 눈에 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친윤 의원들 사이에서도 “참담하다”는 탄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엔 힘을 못 쓰면서 자중지란으로 더 빠져들고 있다. 당 대표 선거 후보들끼리 ‘반탄’ ‘찬탄’으로 갈라져 “사퇴하라” “책임지라”며 서로 네 탓 공방이 한창이다. 권성동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상대를 “여의도 대표 하남자” “(윤 전 대통령의) 하수인”이라 불러가며 신경전을 벌였다.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이 출마했던 2021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입당해 윤 전 대통령을 도왔다는 의혹까지 폭로했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으로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로 풍비박산 난 국민의힘은 패인을 분석하고 쇄신에 나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온 힘을 다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혁신위를 내세워 혁신하는 시늉만 할 뿐 최소한의 인적 청산도 거부하고 있다. 상식적인 요구엔 귀 막고 내홍을 부추기는 극우 유튜버에게 휘둘리며 망하는 길로만 골라 가고 있으니 역대 최저 지지율에도 “아직 덜 망했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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