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법 국제학교 120곳…무너진 질서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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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9 17:31 수정2026.04.29 17:31 지면A31

정부가 인가·등록 없이 사실상 학교 형태로 운영돼온 불법 교육시설에 대해 고발과 수사 의뢰 등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2~3년 전부터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미인가 국제학교가 주요 타깃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교육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적절한 조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영어 대안교육 수요가 늘면서 미인가 국제학교가 전국적으로 120여 곳에 달할 정도로 난립했다. 유명 연예인 자녀가 다닌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특정 시설은 연 수천만원의 학비에도 입학이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일부 어학원이 국제학교로 간판을 바꿔 다는 편법까지 성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어학원 사업의 다음 코스가 국제학교”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초·중등교육법은 학교설립 인가를 받지 않은 채 학생을 모집해 ‘사실상 학교 형태’로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정부 인가를 받아 국내 학력이 정식으로 인정되는 국제학교는 제주 인천 대구 등 전국에 일곱 곳뿐이다. 미인가 국제학교가 불법인 이유다. 문제는 이들 시설이 과대광고로 학부모를 현혹한다는 점이다. 미국 유명 사립학교 분교를 표방하거나, 본교 졸업장 취득을 보장한다고 홍보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피해는 결국 학생에게 돌아간다. 갑작스러운 폐교 통보로 학비를 돌려받지 못하거나, 학력을 인정받지 못해 공립학교 전학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내몰리는 사례가 많다. 현행법상 미인가 국제학교 사업자에 대해선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정부는 행정 강제력을 높이기 위해 폐쇄명령 위반 시 이행강제금 도입, 법 위반사항 공표제도 등을 담은 법률 개정도 추진한다.

부모의 불안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교묘히 이용하는 게 불법 사교육 시장의 생리다. 그 근저에는 공교육을 둘러싼 뿌리 깊은 불신이 있다. 미인가 교육시설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동시에 공교육 신뢰 회복 해법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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