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선-지선 다 이긴 尹의 부정선거 집착은 도착적 자기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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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29, 30일 진행되는 대선 사전투표를 일주일여 앞두고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람 중 계엄 선포 장면에서 어퍼컷 하듯 주먹 쥔 손을 들어 올리기도 했다는 윤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는 음모론이나 거짓이 아닌 실체” 운운하며 수개표로 선거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까지 했다고 한다. 파면 후 47일 만의 첫 공개 행보에서 국가적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한 염치를 보이기는커녕 대놓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긴 것이다.

이는 일부 극우 유튜버의 부정선거 주장을 맹신하며 계엄군의 선관위 투입을 지시한 5개월 전의 황당한 인식 그대로여서 혀를 차게 한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내내 가짜 투표지 등 온갖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는 파면 결정문에서 “현저히 비합리적이거나 자의적”이라고 일축하며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2020년·2024년 총선, 2022년 대선에서 부정이 일어났다며 선거 무효 소송이 잇따랐지만 대법원은 한 번도 이들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지 않았다.

더구나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의 승자다. 취임 이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자신을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 선출한 대선, 자신의 책임하에 실시해 승리한 지방선거가 모두 부정선거였다는 건가. 2024년 총선 참패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등 온갖 실책,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 등에 대한 심판 성격이 컸다. 그런데도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선거 관리의 최종 책임자였던 사람이 부정선거 운운하고 있으니 대체 어떤 정신세계인지 황당할 따름이다. 스스로 대선, 지방선거, 총선 때 매번 사전투표까지 해놓고, 이제 와 사전투표 조작을 주장하는 영화를 보며 음모론에 매달리고 있으니 도착적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러니 국민의힘에서도 “재구속만이 답” “민주당 1호 선거운동원이냐” 등 부글부글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김문수 후보는 선관위가 부정선거로 일부 의심받는 점이 있고 다툼이 있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이 영화 포스터엔 “6월 3일 부정선거를 확신한다”는 문구가 있다. 파면 대통령의 상식 밖 행태와 절연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표를 달라고 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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