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관세 충격에도 '수출 코리아' 위상 지킨 반도체·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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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0.01 17:26 수정2025.10.01 17:26 지면A31

지난달 수출액이 659억5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2.7% 증가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3년6개월 만에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무역수지도 95억6000만달러 흑자였다.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은 모두 늘었지만 대미 수출은 관세 협상 여파로 1.4% 감소했다.

수출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반도체와 자동차가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도체 월간 수출액은 166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160억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인공지능(AI)의 핵심 인프라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탄탄한 데다, 범용 제품 가격도 오름세로 반전한 영향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을 16.8% 확대한 자동차 분야의 저력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의 품목관세 부과로 대미 수출이 줄었지만,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등 대체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그 밖에도 선박(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 바이오헬스(35.8%), 농수산식품(21.4%), 화장품(28.5%) 등이 수출 역군 역할을 톡톡히 했다.

9월 지표가 좋게 나왔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은 관세 협상 세부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3500억달러(약 491조원) 대미 투자 펀드 조성,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 등의 이슈에서 의견 차이가 상당하다. 협상이 장기화하거나 틀어질 경우 수출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자동차업계는 이미 지난달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고 있다. 유럽과 일본산 자동차의 관세는 15%로 낮아진 반면 한국산은 25% 그대로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품 수출 비중은 36.7%로 주요 20개국(G20) 중 1위다. 수출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대미 관세 협상에 속도를 올리는 동시에 주력 수출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수출 기업들도 각오를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 늘 위기를 기회로 바꿔온 저력을 다시 소환해야 한다. 관세 부담을 넘어설 제품력과 기술 혁신은 기본이다.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수출 시장을 찾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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