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선거 내내 “내란 세력”으로 공격받았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헌재 탄핵에 반대한 결과로, 자초한 일이다. 당은 탄핵 확정 후에도 탄핵 반대를 공언해 온 김문수 후보를 대선 후보로 뽑았다. 친윤 주류는 그 후보를 새벽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강제 교체하는 황당한 계책을 밀어붙였다. 우여곡절 끝에 김 후보를 확정한 뒤에도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만 급급했다.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비전보다 상대방이 안 되는 이유만을 내세웠을 뿐이다.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윤 전 대통령 및 그 추종 세력과 절연하고, 퇴행적 친윤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의힘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아스팔트 우파에 끌려다니고 기대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니 상식적인 보수층, 중도층의 외면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이제라도 처절하게 반성하고 쇄신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비상계엄의 전모를 밝힐 수사와 재판에 협조함으로써 ‘윤의 그림자’를 걷어낼 필요가 있다.
그 첫걸음은 일반 상식과 동떨어진 정치를 해 온 친윤 핵심들의 퇴진일 것이다.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한덕수 해프닝’으로 당이 웃음거리가 됐지만 제대로 책임진 적이 없다. 당권 유지,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이번에도 적당히 봉합하려 한다면 더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이다.국민의힘이 거듭나려면 치열한 쇄신 논쟁을 시작해야 한다. 그 논쟁에는 보수정치를 새롭게 만들 인물들이 앞장서야 한다. 매력 없고, 실력 잃은 국민의힘에 중도층 유권자들은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자기편을 쫓아내는 뺄셈의 정치, 독선과 폭주의 대통령 국정에 맞장구친 무책임 정치의 후과일 것이다. 그러다가 총선, 대선에 잇따라 패배하며 원내 107석의 소수 야당으로 쪼그라든 게 지금 모습이다. 처절한 쇄신 없인 활로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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