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 신문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에 관한 재판에서 카카오와 특수 관계로 지목된 사모펀드 운용사의 대표가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https://image.inews24.com/v1/e99e8a09df91b6.jpg)
30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 지 모 씨는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1000억원 상당의) SM 주식을 매수해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검찰은 오래전부터 SM 인수를 계획해 온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려 했고 배 전 대표 등이 2023년 2월 16~17일과 27~28일에 수천억원 상당의 자금을 동원해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해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SM 지분을 매집한 사모펀드 운용사가 카카오와 특수 관계라고 판단, 금융 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도 봤다.
앞선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은 2023년 2월 10일 배 전 대표와 지 대표와의 통화를 연결해 줬고 그 자리에서 통화 내용도 함께 듣게 됐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배 전 대표가 지 대표에게 1000억원 정도 SM 주식을 사 달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 대표는 "회사 간에 진행하던 거래(딜)로 배 전 대표와 수년 전 한 번 만났지만 이후에 서로 연락한 적 없고 (배 전 대표의) 연락처도 없었다"며 "통화 시간도 짧았고 (배 전 대표와) 무언가를 진지하게 논의하거나 협상하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과거 이 전 부문장의 진술에서 배 전 대표가 지 대표에게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깨질 것(실패)이니 안심하고 도와 달라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는 것과 관련해 지 대표는 "그런 이야기도 전혀 안 했다"며 "이후에 카카오에서 (지분을) 다시 사가는 것이나 굿즈 사업권을 주는 등의 방안은 어떻게 보면 요구 사항이 구체적인 셈인데 (배 전 대표가)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기억 못할 리 없다"고 답했다.
또한 "기억이 아주 명확한 건 아니지만 SM 주식 매수에 대한 이야기는 있었다"면서 "다만 (배 전 대표가) 우호군이 되어 달라는 등을 강력하게 요청하거나 진지하게 협상하거나 한 것은 아니고 한 번 찔러보는 정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이야기했고 이런 내용을 서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도 아니다"라고 했다.
지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는 하이브의 SM 공개매수 기간인 2023년 2월 16~17일에 SM 지분을 매수했다. 다만 지 대표의 회사는 하이브의 SM 공개매수 전에도 SM 지분을 매수한 바 있으며 공개매수 기간 당시의 투자 역시 카카오와 무관한, 자체적인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지 대표는 "2023년 2월 1일~10일에 손자법인 형태의 회사에서 SM 주식을 매수했고 16일과 17일에 주식을 매수하는 건에 대해서도 이미 9일(배 전 대표와의 통화 전)에 결정해서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SM 주식을 매수한 배경에 대해 지 대표는 "투자 수익을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6월 13일로 예정돼 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