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 이제부턴 에너지 올래길이다

지난 9월 26일 제주도와 산업부가 공동 주최한 그린수소 및 분산에너지 포럼에서 필자는 국가에너지 믹스의 에너지고속도로에 국도 및 지방도로인 에너지 올래길 연계를 제안했다. 제주 26개 올래길은 삶의 현장이다. 오랜 세월 제주 사람들이 삶의 흔적이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길이다. 마을에서 마을로 이어지고, 바다와 숲, 돌담과 오름을 관통하는 이 길은 연결과 순환의 상징이다. 작은 단위의 재생에너지가 가정과 마을, 나와 기업을 거쳐, 분산에너지로 우리 미래의 일꺼리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지역혁신을 만들 수 있다. 즉, 에너지 대전환은 에너지 믹스 고속도로와 에너지 올래길로 분산에너지 방식 변화로 새로운 혁신 패러다임이 될 것이다.

첫째, 제주에너지 올래길은 기술적 다양성이다. 농촌 올래길의 하우스 지붕 위, 영농형 태양광과 스마트 팜을 통한 열저장장치(P2H)로, 어촌 올래길은 해상풍력과 양식장 연계로, 문화 및 관광지와 호텔·펜션은 태양광과 전기차 충전소, 차량-전력망 연계(V2G)를 활용할 수 있다. 도심 올래길에서는 건물일체형 태양광과 가상발전소(VPP)가 상권과 교통 인프라를 맞물린다. 지역 마을마다 풍경이 다른 올래길처럼, 제주의 분산에너지도 다양한 제주 전역의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

둘째는 지역산업과의 연계성이다. 농촌에너지는 농업생산과 가공·물류로 RE100 농산물, 어촌 에너지는 수산업과 해양관광으로 RE100 수산물로 연결된다. 문화·관광업은 친환경 숙박과 체험프로그램으로 RE100 관광, 도심은 상권과 수소차·전기차의 교통서비스로 전통마을과 문화유산 공간도 친환경 조명과 소규모 태양광을 결합해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 수 있다. 신재생 에너지가 산업과 연계될 때, 분산에너지는 기술이 아닌 지역경제의 혁신을 주도하는 허브가 될 수 있다.

셋째는 주민주도 참여로 내가 주인공이다. 제주의 올래길은 길과 마을을 잇는 따뜻한 사람들의 공동체다. 지역의 농산물, 포구의 해산물과 함께 농어민의 열린 환대가 올래길을 만든다. 에너지 올래길 역시 농민은 태양광 및 영농형으로 전기를 자급자족하고, 어촌계는 협동조합을 통해 해양풍력이 주인이 된다. 호텔 등 숙박업은 친환경 숙박을 제공하고, 도심 시민은 가정 태양광과 전기차 활용으로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된다. 이를 통해 주민은 바람연금, 햇빛연금 및 녹색연금을 받을 수 있고, RE100 주민으로 탄소중립을 주도할 수 있다.

제주도는 독립된 계통과 전력시장으로 게시별 요금과 시장중심의 가격결정을 하고 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은 지역 특화사업과 전력거래 시장을 허용하고, 특히 '제주특별법'은 제303조 전기사업 특례로 에너지 대전환을 주도할 수 있고, 제351조의3 그린 전환을 위한 세계환경수도 조항도 있다. 또 제295조는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세계정보통신거점 조항도 작동 중이다. 1차산업 농업·수산업과 3차산업 관광·문화분야에 이를 활용한다면, 에너지 올래길은 분산에너지를 산업별 맞춤형 모델로 지속가능한 우리 미래 먹거리를 현재의 일자리로 만들 수 있다. 이제부턴 실천이다. 주민이 기업이 제주도가 국가가 앞장서고,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도 없고 선례도 없고 예산이 없었을 때도, 우리는 실증이라는 명분으로 다양한 사업과 규제특례로 사업을 선도해 왔다. 우리의 의지와 절실함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올래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삶과 산업, 사람과 공동체를 잇는 제주의 상징이다. 이제 에너지 올래길로 새로운 일자리와 미래길을 만들자. RE100부터 CE100까지, 가파도부터 제주 전역의 분산특구까지, 이를 통해 제주도는 그린 전환과 에너지 대전환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탄소중립 선도지역이 될 것이다. 제주가 하면 미래가 된다. Jeju is Everywhere.

김인환 국가생존기술연구회장·서울대 ISD 연구원 inhwan335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