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론/양수영]알래스카 LNG, 참여 여부보다 ‘투자 조건’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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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등 전략적 가치 고려 사업성 검증 거쳐 단계별 투자 원칙 세워야 LNG 구매권-한국 기업 수주를 투자와 연계 비용 증가-공사 지연 대비 안전장치 확보해야 양수영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전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객원교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사업성과 투자 조건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가 500억 달러(약 67조 원) 안팎으로 알려진 초대형 프로젝트다. 북극권의 천연가스를 약 1300km의 가스관으로 알래스카 남부 해안까지 운송해 액화해야 하는 만큼 신중론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이 사업을 미국의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안아야 할 부담으로만 접근할 필요는 없다.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고 투자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정치적 목적만으로 추진되는 사업은 아니다. 사업 시행법인 지분은 미 민간기업 글렌판이 75%, 알래스카 주정부가 25%를 보유하고 있다. 민간기업이 대주주인 만큼 시장에서 경제성과 자금 조달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상업 프로젝트다. 즉, 한국도 처음부터 참여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둘 필요는 없다. 더욱이 한국은 필요한 천연가스를 사실상 전량 해외에서 조달한다. 중동 정세와 해상 수송로의 불안정성이 보여주듯 에너지 공급망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공급 투자가 부족해질 경우 향후 수급 불안도 우려된다. 알래스카 LNG는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중동산 LNG처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필요가 없고, 미국 걸프만 LNG와 달리 파나마운하에도 의존하지 않는다. 가격 경쟁력이 확인된다는 전제 아래 장기 구매권을 확보한다면 공급원 다변화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따라서 앞으로 이 사업을 두고 한미 간 실무 협상은 비단 ‘참여하느냐 마느냐’뿐만 아니라 ‘어떤 조건으로 참여하느냐’, ‘그 조건이 보장되느냐’로 좁혀가야 한다. 한국은 경제성이 검증되고 자금 조달, 장기 판매 계약, 공사비와 일정이 구체화된 뒤 대규모 자금을 집행한다는 원칙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거액을 일괄 투자할 것이 아니라 기본설계(FEED), 상업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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