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웨스트 "AI는 보안의 핵심 파트너…해커에게 강력한 무기인 동시에 최선의 대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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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웨스트 "AI는 보안의 핵심 파트너…해커에게 강력한 무기인 동시에 최선의 대비책"

“인공지능(AI)은 이제 보안의 핵심 파트너입니다. AI가 보안을 지키고, 보안이 AI의 성장을 이끕니다.”

데이브 웨스트 시스코 아시아태평양·일본·중국(APJC) 지역 총괄사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와 보안을 별개로 보면 혁신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23년간 시스코에서 일한 웨스트 사장은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부문의 글로벌 영업을 담당했다. 일본 지사장을 거쳐 시스코 수석부사장 겸 APJC 지역 총괄사장을 맡고 있다.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및 소프트웨어 기업인 시스코는 최근 몇 년 동안 스플렁크를 비롯한 정보보안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사이버 보안 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시스코의 회계연도 기준 2024년 3분기 보안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0%였지만 2025년 3분기에는 14%까지 늘었다.

웨스트 사장은 AI 시대의 보안 전략을 다섯 가지 영역으로 설명했다. 가장 기본은 사용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신원과 위치, 접속 목적 등을 정확히 파악해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의 업무가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환경을 오가는 만큼 접속과 데이터 흐름에 대한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고 복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웨스트 사장은 “랜섬웨어 같은 공격이 일어났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네트워크를 잘게 나누고(세그멘테이션), 공격받은 부분을 신속히 격리해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대응의 중심에는 ‘가시성’이 있다. 시스코가 인수한 스플렁크는 네트워크 전반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자동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웨스트 사장은 “보이지 않으면 막을 수 없다”며 “디지털 회복 탄력성을 위해선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전반에 걸친 실시간 모니터링이 필수”라고 말했다.

생성형 AI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스코는 ‘AI 캔버스’라는 기술을 통해 AI가 사용자에게 보안 의사결정을 돕고 자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스코는 ‘로버스트 인텔리전스’와 ‘아이소밸런트’ 같은 보안 전문 기업을 인수했다. 이들이 보유한 기술은 실행 중인 앱의 이상 행동을 감지하고, 방화벽을 네트워크 전반에 분산 적용하는 데 활용된다. 웨스트 사장은 “AI 인프라를 지키는 데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시스코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 중 사이버 보안에 대한 준비가 ‘성숙’ 단계로 평가된 기업의 비중이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많은 기업이 보안을 수십 개의 솔루션으로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며 “보안 환경이 파편화되면서 해커들이 공격할 수 있는 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AI 시대의 보안은 네트워크, 보안, 데이터, AI를 따로 보지 말고 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우리도 사이버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전제를 밑바탕에 두고 항상 대비해야 한다”며 “AI는 해커에게 강력한 무기인 동시에 방어하는 입장에서도 최선의 대비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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