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재식 디지털금융부 부국장최근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수수료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를 검토하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삼성페이는 공공재'라는 발언까지 전해지면서 현장에서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동일한 결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에 따라 서로 다른 수수료 구조가 적용되는 현실은 시장의 공정성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삼성페이는 국내 시장에서 비교적 오랜 기간 사용된 서비스로,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카드 단말기에서도 별도 인프라 투자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카드사에 별도의 결제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반면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결제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표준을 따르며, 카드사로부터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업 전략의 차이를 넘어, 시장 참여자 간의 비용 부담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문제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차이가 동일한 시장 내에서 경쟁하는 서비스 사이에 '형평성의 균열'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카드사 입장에서 보면, 삼성페이와의 협력에서는 별도의 비용 부담이 없었던 반면, 애플페이를 도입할 경우 추가적인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왜 삼성페이에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말라고 하고, 애플페이에는 수수료를 이미 부과하고 있음에도 금융당국이 침묵하고 있는지 의아할 뿐이다.
수수료 정책의 부재인지, 외국 대기업 눈치 보기인지 어찌 됐든 모양새가 볼썽사납다.
아예 처음부터 수수료를 같이 부과하는 구조로 가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애플측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하게 해서 공정경쟁을 하는 게 맞다. 동일한 결제 행위에 대해 한쪽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다른 한쪽은 그렇지 않다는 점은 공정 경쟁의 관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형평성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가맹점과 소비자 간의 관계에서도 불균형이 발생한다. 예컨대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 NFC 단말기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가맹점의 경우 초기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소비자는 별다른 비용 없이 새로운 결제 방식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결국 가맹점 또는 카드사가 떠안게 되고, 이는 다시 상품 가격이나 서비스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혁신의 비용이 특정 집단에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정책적 기준의 부재다.
지금 필요한 것은 특정 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논쟁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균형을 고려한 구조적 해법이다. 소비자 편익이라는 명분 아래 숨겨진 비용 전가 구조를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형평성 없는 혁신은 결국 또 다른 불공정을 낳을 뿐이며, 이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디지털 경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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