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 앞둔 끝판대장 오승환 "후회 없이 던졌기에 후회 없다"

"사인받으러 온 팀 동료들…진짜 나를 보내는구나 싶더라"

"550세이브, 생각 안 해…개인보다 팀 성적이 우선"

(대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끝판왕'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은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은퇴 경기를 앞두고 은퇴 결심에 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2025 프로야구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에 앞서 기자회견에 참석해 "더는 몸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마지막 등판을 준비하기 위해) 몸에 무리가 갈 정도로 공을 던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몸 상태가 오히려 많이 좋아졌는데, 마지막까지 평소처럼 준비하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오승환은 지난 달 2025시즌을 마친 뒤 은퇴하겠다고 발표했고, 은퇴 투어를 거쳐 이날 은퇴 경기를 치른다.

삼성은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를 통해 오승환을 1군 등록했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상황에 따라 오승환을 9회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승환과 삼성 선수단은 모두 'Final Boss'(끝판왕)라고 적힌 등번호 21번의 특별 유니폼을 입고 나선다.

삼성은 경기 후 은퇴식을 열고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을 영구 결번 지정할 예정이다.

다음은 오승환과 일문일답.

-- 마지막 경기를 앞둔 소감은.

▲ (은퇴를 발표한) 한 달 전만 해도 시간이 느리게 갔는데, 어젯밤에 '벌써 30일이 지났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야구장에 오니 실감이 난다. 팬들이 (커피차를 보내는 등) 여러 가지 선물을 마련해줬는데, 참 감사하다.

-- 일본과 미국 팬들에게도 전할 말이 있나.

▲ 한신 타이거스 팬들은 아직도 날 기억해주시고 응원해주신다. 언젠가는 꼭 일본을 방문해 인사드릴 생각이다. 미국에선 한인 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직도 연락해주신다. 감사하다.

-- 그동안 등판 준비는 어떻게 했나.

▲ 더는 몸 관리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마지막 등판을 준비하기 위해) 몸에 무리가 갈 정도로 공을 던졌다. 감독님은 9회에 투입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은 팀에 매우 중요한 경기다. 팀이 올 시즌 치열하게 경쟁했고, 오늘 경기에 따라 최종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평상시대로 준비하겠다.

-- KIA에선 마지막 맞대결 상대로 최형우를 대타로 투입한다고 하는데.

▲ 그동안 최형우에게 중요한 상황에서 많이 얻어맞았다. 오늘은 맞지 않겠다.

-- 은퇴 발표를 후회하지 않나.

▲ 마음이 조금씩 편해지고 있다.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긴 하다. (웃음) 그동안 후회 없이 공을 던졌다. 후회는 없다.

-- 은퇴 후 계획은.

▲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은퇴식까지는 앞으로의 일에 관해 고민하거나 스트레스받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 동료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

▲ 많은 후배가 사인을 받으러 왔다. 진짜 날 보내는구나 싶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박병호가 어떤 기분이냐고 물어서, 너도 곧 느낄 것이라고 했다.

-- 많은 포수와 호흡했는데, 최고의 포수는.

▲ 운 좋게 좋은 포수들과 함께했다. 진갑용 선배, 야디에르 몰리나, 강민호 등등 포수 복이 좋았다. 참 감사할 따름이다.

-- 은퇴 투어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이 있다면.

▲ 두산 베어스에서 준 달항아리 문구(끝판 대장 그 역사에 마침표를 찍다)가 참 좋았다. 이승엽, 이대호 선배 때는 은퇴 선수가 한 문구를 적어서 줬다고 했는데, 난 따로 두산 대표팀께 문구를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렸다. 이틀 동안 고민하셨다고 하는데, 참 의미 있다.

-- 기억에 남는 별명은.

▲ 끝판 대장, 돌직구, 돌부처 등등 모든 별명이 참 좋다.

-- 은퇴사는 준비했나.

▲ 미리 적어뒀다. 한 차례 연습했다. 경기장에서 읽으면 감정이 밀려올 것 같다.

-- 오늘 경기 이후 남은 경기 등판할 여지가 있나.

▲ 팀 상황에 따라 움직이겠다. 내 생각보다는 팀 사정이 더 중요하다. 다만 기회가 된다면 충분히 던질 수 있다. 몸을 만들었기에 무리가 되진 않을 것이다.

-- 1세이브를 더 하면 한미일 통산 550세이브인데.

▲ 개인 기록보다는 팀 성적이 우선이다. 처음에 550세이브를 하고 은퇴하고 싶었을 때는 이렇게 팀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지 몰랐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09/30 18:23 송고 2025년09월30일 18시23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