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기술에서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업무 효율화 및 비용 절감을 넘어 기업은 AI를 통해 더 나은 고객경험(CX) 제공에 나서고 개인은 일상에서 AI의 가치를 체감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WS 서밋 서울 2025’ 현장은 이 같은 시대상을 다채롭게 보여줬다.
◇기업 곳곳에 스며드는 AI
함기호 AWS코리아 대표는 ‘AWS 서밋 서울 2025’ 기조연설에서 “국내 기업의 54%가 생성형 AI를 최우선 투자 대상으로 선택했고 94%는 이미 도입했거나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생성 AI가 단순 기술을 넘어 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I 활용이 본격화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기술 인프라인 클라우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클라우드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정보기술(IT) 자원을 인터넷 기반으로 제공하는 기술이다. AI 모델의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 자원을 유연하게 지원한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AI 시장은 2029년까지 3271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AWS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기업의 AX(인공지능 전환)를 이끄는 클라우드 기술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클라우드 AI를 활용한 대표 기업 사례는 현대카드다. 현대카드가 AWS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 구축한 자체 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는 카드 거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마케팅과 신용 리스크 관리 등의 핵심 업무를 자동화했다. 현대카드는 유니버스를 일본 메이저 신용카드사인 SMCC에 수출했다. 국내 금융권 최초의 AI 시스템 수출이다.
LG CNS는 이번 행사에서 고객 기업의 기존 앱을 진단하고 최신 환경으로 전환하는 다양한 AX 서비스를 선보였다. 클라우드 운영 최적화를 위한 ‘클라우드엑스퍼’, 클라우드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보안 서비스 ‘시큐엑스퍼’도 소개했다. LG CNS 관계자는 “생성 AI 도입을 위한 전 과정을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일상을 파고드는 AI
AI는 개인을 대상으로도 ‘경험의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AWS 서밋에서 생성 AI와 가상현실(VR)을 접목해 승객이 기내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을 구성했다. 이용자는 AI 챗봇과 대화하며 음료를 주문하고, 목적지 주변의 관광 정보를 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숙소 예약까지 할 수 있다.
패션, 골프, 뷰티 등 일상에서도 AI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WS 서밋 현장에서는 스윙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는 ‘AI 골프 코치’가 큰 관심을 끌었다.
한 참석자가 스윙을 하자 ‘이전보다 우측 어깨 움직임이 개선됐습니다’라는 음성 피드백이 나왔다. 또 다른 부스에서는 태블릿으로 전신을 찍으면 거울 속에 자신을 닮은 AI 인간이 나타나 다양한 의상을 착용해 보면서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소개됐다.
현장의 한 관계자는 “AI가 일반인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며 적용 범위가 일상 전반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넥스트무브스트래티지에 따르면 글로벌 소비자 AI 시장은 2024년 922억4000만달러에서 2030년에는 6744억9000만달러 규모로 7배 증가할 전망이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