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창고형 약국 오픈 한 달 고소·고발 치닫는 약사·약국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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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창고형 약국이 문을 연 지 한 달가량 지나면서 해당 약국과 약사 간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8일 약사와 약대생만 가입 가능한 커뮤니티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은 메가팩토리 약국을 개설한 약사와 근무 약사 등의 가입을 영구 금지하고 기존 회원은 제명이 가능하도록 회칙을 개정했다. 일부 약사는 ‘배드팜’이란 웹사이트를 개설해 “자존심도 없는 약사들” “이완용 같은 XX들” 등 근무 약사를 향한 악성 댓글을 달고 신상을 공개하는 등의 인신공격을 이어갔다. 현재 해당 사이트는 임시 폐쇄됐다.

메가팩토리 약국 관계자는 “지난 일요일에만 약사 네 명이 동시에 퇴사하는 등 약사를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모욕과 협박 등의 혐의로 28명을 경찰에 고소했으며 추가 고소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약국은 애초에 10명 내외의 상주 약사를 유지할 계획이었지만, 대부분이 근무 여건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해 현재는 4~5명의 약사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메가팩토리 약국은 지난달 10일 경기 성남시 고등동에 국내 첫 창고형 약국으로 문을 열었다. 460㎡(약 140평) 규모 공간에 2500여 종의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진열해 소비자가 마트에서 쇼핑하듯 자유롭게 상품을 비교·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약국이다.

대한약사회는 지난달 24일 약물 오남용 등의 문제를 이유로 창고형 약국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약사회 관계자는 “박리다매 방식이어서 복약 지도가 제대로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메가팩토리 약국 측은 개설 단계부터 사업 구조와 운영 방식의 법적 검토를 마쳐 위법 여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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