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 수주 1위 딥엑스, 5년간 400억 확보 [긱스]

4 hours ago 1

최근 5년간 국가 연구개발(R&D) 자금을 가장 많이 수주한 스타트업 분야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비 확보 규모가 매출을 넘어선 곳도 적지 않다. 고도화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딥테크 스타트업일수록 국가 과제가 생존의 ‘산소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벤처투자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가 최근 ‘국가 R&D 수행내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0~2024년) 가장 많은 R&D 자금을 확보한 기업은 AI 반도체 스타트업 딥엑스(402억원)다. 리벨리온(225억원), 수퍼게이트(172억원), 파워큐브세미(142억원), 모빌린트(137억원), 퓨리오사AI(128억원)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정부 R&D 자금 수주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AI 반도체 칩을 양산하기 전 단계에 있는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제품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규모 R&D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정부 과제가 사실상 핵심 자금줄 역할을 했다. 실제로 딥엑스,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모빌린트 등 4곳은 올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매출보다 정부 연구비 수주액이 더 많았다. 기술 상용화 초기 단계 기업일수록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바이오·의료·헬스케어가 가장 많은 R&D 자금을 끌어갔다. 관련 기업 1008곳이 5년간 총 1조6121억원을 수주했다. 이어 모빌리티(5139억원), 반도체·디스플레이(4964억원) 순이었다. 업체당 평균 연구비로는 반도체 스타트업(28억원)과 모빌리티(23억원)가 전체 평균(13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245억원)가 가장 많은 R&D 연구비를 확보했고, 포티투닷과 모라이, 인포웍스, 아우토크립토 등도 자율주행 센서·시뮬레이션·제어 기술 관련 과제로 각각 100억원 이상을 수주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AI 기술도 동시에 개발 중이다. 모빌리티 분야 내 AI 과제 비중은 16.5%로, 바이오(28.8%), 엔터프라이즈 보안(18.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일각에선 정부 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넘어 사실상 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상용화 초기 단계의 딥테크 스타트업일수록 민간 자본보다 정부 과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은 민간투자 기반이 취약한 국내 기술 생태계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