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10년 만에 넷플릭스 손 잡은 '크라임씬', 글로벌 팬 사로잡을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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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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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다음 시즌을 할 수 있을까 여러 의미로 많이 했는데, 돌아올 수 있어서 기쁩니다."

'크라임씬'이 넷플릭스로 돌아온다.

16일 서울 구로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크라임씬 제로'(이하 '크라임씬') 제작발표회에서 시즌1부터 프로그램을 기획, 연출한 윤현준 스튜디오글램 대표는 "본질을 지켜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크라임씬'을 내놓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 대표 외에 황슬우 PD, 장진, 박지윤, 장동민, 김지훈, 안유진 등 플레이어들이 참석했다.

'크라임씬'은 용의자와 탐정이 된 플레이어가 그들 가운데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레전드 롤플레잉 추리 게임이다. 2014년 JTBC에서 처음 방송됐고, 네 시즌 동안 세계 3대 TV 시상식 '뉴욕 TV&필름 페스티벌' 본상, 아시아 최대 TV 시상식 '아시안 텔레비전 어워즈' 최우수상, 북미 3대 영화 영상 시상식 '휴스턴 국제 영상 영화제' 금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방송 10년을 맞아 선보여진 티빙 오리지널 '크라임씬 리턴즈'는 공개 첫 주 기준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2위에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크라임씬2', '크라임씬3'도 티빙 TOP20에 차트인하며 정주행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을 받았다.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크라임씬'은 본질에 충실하고 스케일은 강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전 시즌을 함께한 박지윤 외에 장진, 장동민, 김지훈, 안유진 등 경력직 플레이어들이 출연한다. 마지막 여섯 번째 플레이어의 자리는 에피소드별 최적화된 게스트들이 등장한다.

윤 대표는 "넷플릭스로부터 고맙게도 먼저 제안받았고, '크라임씬'을 글로벌하게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생각하던 차에 많은 지원을 받았고, 저희 돈이 아니라 열심히 썼고, 그래서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며 "어떤 시너지로 발현될 지는 지켜봐 달라"고 했다.

이어 "'크라임씬'은 사랑받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며 "긴 시간 동안 준비하고, 촬영 시간 역시 상당하다. 플레이어, 제작진 모두 군소리 하나 안 하고 다들 열심히 하기에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질에 충실하자, 그리고 어떤 프로그램인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알려드리자는 마음으로 '크라이씬 제로'로 타이틀을 정했다"며 "이번 시즌은 초심과 진화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황슬우 PD는 "오리지널 감성은 유지하면서 스케일은 키운 게 이번 시즌의 차별화이자 포인트"라며 "추리적인 재미, 촘촘한 설계에 확장된 스케일에 플레이어들이 몰입한 만큼 시청자들도 몰입할 수 있을 거로 보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멤버 조합에 대해 윤 대표는 "다섯 분 모두 '크라임씬'을 대표하고, 앞으로도 대표하는 얼굴들이라고 생각한다"며 "경력의 차이는 있겠지만, 초심으로 돌아간다 했을 때 이 경력자들이 본질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캐스팅에 망설임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과 맞아떨어지게 정말 열심히 플레이해줬다"며 "아, 이게 '크라임씬'의 재미였지라고 보면서 팬들도 느낄 수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장진 감독은 "처음엔 그냥 '잘해야지' 싶은데, 하다 보면 제작진과 싸움이더라"며 "그런데 총명하고, 깊고, 이런 제작진이 계속 보강이 돼 '새로운 작가들, PD들과 두뇌 싸움인데, 이번에 또 싸우는구나' 싶더라"고 시즌에 임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장진 감독은 특유의 상상력과 예리한 관찰력, 노련한 플레이로 '크라임씬'의 정체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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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는 "제작진이 능숙한 플레이어들이 출연해서 이번에 게스트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게스트들도 '크라임씬'을 사랑하고, 잘 아시는 분들이었다"며 "플레이어와 싸움이 이번에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크라임씬'의 센터, '크라임씬'의 안방마님으로 불리는 박지윤은 "시즌1부터 참여한 참가자로는 제가 유일해서 새로운 시청자들이 대거 유입될 거란 생각이 들어 부담됐다"며 "'크라임씬'에 열광한 이유가 뭔지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걸 지켜야겠다는 중압감이 있어서 게스트들이 오셨을 때 잘 안착하실 수 있도록 백조의 물갈퀴 짓을 했다"고 했다.

이에 장동민은 "텃세를 그렇게 부리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자, 박지윤은 "한번씩 밟아줘야, 정신을 차리시고 바짝 하시니까, 그래서 더 나서서 발악하고, 미친 연기를 했다"고 받아쳤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합류한 안유진은 "경력직이긴 하지만, 선배님들에 비해선 부족하다"며 "그렇지만 '맑은 눈의 광인'이라고 많이들 말해주시는데, 그 모습을 여기서도 보여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번 '크라임씬'은 5개 에피소드, 10회로 만들어졌다. 장진 감독은 "4번째 에피소드에 27살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다"며 "있는 그대로 하면 됐지만, 그래도 (안)유진 씨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너무 입에도 안붙고, 유진이랑은 동갑이고, 장동민은 저에게 이새끼', '저새끼' 하며 혼내는데, 정말 정신이 없었다. 너무 어색했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정말 공손하게 연기했다"고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지윤은 "매 회차 벌칙에 가까운 캐릭터를 받았다"며 "제작진에게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항의하고 싶었는데, 그중에서 애증의 캐릭터가 무속인이었다. 제가 기독교인이고, 굿을 실제로 보지도 못해서 촬영 전까지 다큐멘터리도 찾아보고, 굿 영상을 대기실에서도 틀어 놓았는데, 세트 분위기가 정말 살벌했다. 잘못하다 빙의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많이 자제하면서 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그러나 "지인들은 저의 퍼스널 컬러가 '무속인 의상 같다'고 하셨는데, 글로벌 시청자들은 제가 누군지 잘 모르니 어떤 사람으로 보실지 궁금하긴 하다"고 했다.

장동민의 여장 분장에도 이목이 쏠렸다. 김지훈은 "연인 역할이었는데, 몰입이 어렵지 않았다"고 했고, 장진 감독은 "남자가 여장을 하니 어색할 거 같은데, 몇 시간 동안 촬영을 하다 보면 심지어 예뻐 보이기까지 한다"며 "다음날 길에 보면 여러명의 장동민이 보인다"고 귀띔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크라임씬'은 이전보다 강력해진 스케일을 예고해 공개 전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한강 다리는 물론 건물까지 지었다는 후문이다.

윤 대표는 "장진 감독님이 부수기 아깝다고, 영화 촬영 하고 싶다고 하셨다"며 "그렇게 아까울 정도로 열심히, 고생해서 만들었다"고 했다.

장진 감독은 "세트장에 들어갈 때마다 '이 사람들은 돈 벌 생각이 없나' 싶었다"며 "눈으로만 봐도 정말 공을 들인 게 보였다"고 했다. 이어 "한강교가 됐든, 건물이 됐든 어쨌든 배경이다"며 "출연진과 자동차가 올라가게 만드는 건 건설인데, 하루짜리 촬영을 위해 이러나 싶었다"고 했다.

박지윤도 세트에 대해 "상상을 현실로 믿고 플레이하길 바라는 게 느껴졌다"며 "제작진도 과몰입이 심하다는 걸, 그 열정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라임씬'은 오는 23일 공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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