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실수' 곱씹으며 프로농구 챔프전 임하는 SK·LG 사령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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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챔프 6차전 반성한 SK 전희철 "이번엔 실수하지 않겠다"

작년 4강 PO 5차전 역전패 돌아본 LG 조상현 "더 노력하게 됐어"

이미지 확대 2년 전 챔피언결정 6차전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전희철 감독

2년 전 챔피언결정 6차전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전희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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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그 당시에는 큰 실수라고 생각했죠. 한편으로는 그 실수가 이번 챔프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로농구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자신의 실수로 2년 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일을 다신 반복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새겼다.

전 감독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문제의 '6차전 실수'에 대해 "실패는 곧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그만큼 실패를 거듭해 왔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다시 챔프전에 올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실수를 평생 생각할 것이다. 감독을 계속하는 한 언급돼 내게 큰 아픔이겠지만 그래도 큰 도움이 되는 장면이었다"며 "나도 관련된 기사를 보면서 다시 그때가 떠올랐다. 다시 좋은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2022-2023시즌 안양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와 챔프전에서 먼저 3승을 챙긴 전 감독의 SK는 6차전 3쿼터 종료 2분 전 67-52로 달아나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그런데 갑자기 흐름을 끊는 버저가 울렸다. 이대로 리드를 유지하기만 하면 우승을 확정하는 SK의 전 감독이 작전시간을 요청한 것이다.

몰아치던 SK의 기세는 식었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인삼공사는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이미지 확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 기념촬영하는 감독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 기념촬영하는 감독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서울 SK 나이츠 전희철 감독(왼쪽)과 창원 LG 세이커스 조상현 감독이 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5.1 ksm7976@yna.co.kr

주포 오마리 스펠맨 대신 대릴 먼로를 중심으로 공격을 재편한 인삼공사는 4쿼터를 30-10으로 압도해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왔다.

6차전을 86-77로 뒤집은 인삼공사는 7차전 연장 승부 끝에 최종 승자가 됐고, 전 감독은 7차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6차전 작전시간'이 실수였다고 자책하며 눈물을 흘렸다.

2년 만에 챔프전으로 돌아온 전 감독은 "그때를 돌아보면 선수들에게 작전시간에 어떻게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지 많이 생각하게 된다. 이번 챔프전에서는 그런 실수는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수하더라도 누군가 말려주면 된다. 누군가가 말려줄 것"이라며 "작전시간을 요청하지 못하도록 누군가가 내 손을 잡고 말려줄 것이다. 주변에 잘 알려두겠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SK의 마지막 상대 창원 LG를 지휘하는 조상현 감독도 지난해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

LG는 지난해 수원 kt와 4강 플레이오프(PO) 최종 5차전 전반 종료 1분여 전 16점을 앞서 챔프전행 티켓을 따내는 듯했다.

그런데 이후 연속 실책이 나오면서 kt가 격차를 좁혀가는 흐름으로 전반이 끝났다.

화를 참지 못한 조 감독이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승부가 갈리는 시리즈 최종전의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LG는 후반에만 실책 9개를 저지르며 역전패당했다.

이미지 확대 1년 전 4강 PO 5차전에서 표정이 어두운 조상현 감독

1년 전 4강 PO 5차전에서 표정이 어두운 조상현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조 감독은 경기 후 "아, 힘들다…. 소리를 하도 질러서 머리가 아파서"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기죽게 다그쳤던 행동이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고 돌아봤다.

이때의 아픔을 딛고 2022년 부임 후 처음으로 LG를 챔프전에 올려놓는 조 감독은 "2년 동안 4강 PO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배운 점이 많다"며 "그런 와중에 올 시즌 팀에 변화를 줬는데, 의도했던 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 자체로 공부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나를 더 노력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는 동안 우리 젊은 선수들이 더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며 "이제 챔프전을 갔다. 이번 챔프전에서 젊은 선수들이 더욱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덧붙였다.

결정적 실수를 곱씹으며 성장한 두 감독의 지략대결은 5일 오후 2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 1차전으로 시작한다.

pual0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02일 08시3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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