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타고 '발라드 황제' 왔다…강력한 '신승훈'이라는 중력 [신곡in가요]

1 month ago 15

사진=도로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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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승훈이 선선한 가을 바람에 어울리는 감성을 선사한다.

신승훈은 23일 오후 6시 정규 12집 '신시어리 멜로디스(SINCERELY MELODIES)'를 발매했다.

신승훈이 정규앨범을 낸 건 무려 10년 만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발라더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앨범에 수록된 11곡을 전부 작곡·프로듀싱했다. 앨범은 '마음으로부터 완성된 멜로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35년간 '발라드 황제'로 불리며 한국 대중음악계를 이끌어온 신승훈의 진심과 진정성을 멜로디에 녹였다.

타이틀곡은 '너라는 중력'과 '트룰리(TRULY)' 두 곡이다. '너라는 중력'은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후에 밀려드는 감정을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과 일렉 기타의 사운드로 조화롭게 풀어낸 곡이다.

애절한 신승훈 표 발라드를 예상했던 이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안길 '너라는 중력'이다.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로 시작된 곡에 이내 편안하고 부드럽게 흐르는 신승훈의 보컬이 더해진다. 몽환적으로 터지는 분위기의 후렴에서 신승훈의 목소리는 한층 생동감 있게 살아난다. 화려하고 강렬한 사운드로 힘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덤덤하게 흐르는 전개가 진한 감동을 준다.

사진=도로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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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없다 믿었던 내게
기적이 되어준 너
엉킨 내 맘 천천히 빗어 주던 너

네 곁에 머무는 것만으로
괜찮은 사람이 돼
너의 다정한 마음, 닮아서일 거야

...

이별은 없다 말하던 내게
이별이 돼 버린 너
이젠 네가 아니면 난 안되는데

실낱같은 그 희망 하나로
평범한 하룰 보내
애써 울먹이는 맘, 타일러 가면서

담백한 보컬과 달리 가사는 더없이 애절하다. 가사 때문일까. 친숙한 신승훈 표 발라드가 아닐지언정, 그가 추구하는 가치인 '애이불비(哀而不悲·슬퍼도 울지 않는다)'의 감성은 한층 또렷하게 곡 안에서 빛을 낸다. 덕분에 잔잔하게 다가온 곡은 이내 큰 파동을 일으키며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은근하지만 그 힘은 아주 거세고 묵직한, '중력'과도 같은 노래다.

신승훈은 다채로운 장르로 정규 12집을 꽉 채웠다. '너라는 중력'을 통해 신선한 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면, 수록곡 '이별을 배운다'로는 기존 신승훈의 색깔을 만끽할 수 있다. 시티팝 장르에도 처음 도전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신승훈의 목소리와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저 벼랑 끝 홀로 핀 꽃처럼'은 절대 놓쳐선 안 될 명곡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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