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 부총재 선출된 양진방 태권도협회장 "소통의 가교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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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부활한 세계태권도연맹 부총재 선거서 최다 득표로 당선

이미지 확대 세계태권도연맹 부총재로 선출된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가운데).

세계태권도연맹 부총재로 선출된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가운데).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시[중국]=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그동안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가교 구실을 하고 싶습니다. 수동적인 위치에 머무르기보다 현장의 문제를 직접 파고드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8년 만에 부활한 세계태권도연맹(WT) '선출직 부총재'로 이름을 올린 양진방(68) 대한태권도협회장의 말이다.

WT는 지난 23일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 열린 총회 및 차기 집행부 선거에서 양 회장을 비롯한 3명의 부총재를 새로 선출했다.

이에 앞서 2014년부터 WT를 이끌어온 조정원 총재가 총재 선거에 단독 출마해 마지막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집행부 선거에서 더 관심을 끈 것이 바로 부총재 선거였다.

WT는 2017년 이후 선출직 부총재 제도를 없애고 5개 대륙연맹 회장을 당연직 부총재로 임명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에 따라 WT는 지난해 춘천 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부총재를 투표로 직접 선출하는 방식으로 돌려놨다.

무엇보다 조정원 총재가 새로운 4년 임기를 마친 후 물러나겠다고 공식화한 상황이라 이번 부총재 선거는 '포스트 조정원' 시대를 이끌 유력 주자를 가늠해 볼 일종의 예비 선거로 주목받았다.

부총재 선거에선 총 세 자리를 두고 6명의 대륙별 후보가 경쟁을 벌였다.

WT 집행위원과 회원국협회(MNA)의 투표 결과, 아시아 지역에서 출마한 양 회장은 가장 많은 98표를 얻었다.

아타나시오스 프라갈로스(그리스) 유럽태권도연맹 회장(96표)과 드리스 엘 힐라리(모로코) 모로코태권도협회장 겸 WT 집행위원(81표)이 뒤를 이었다.

양 회장은 4년 임기의 부총재에 선출된 뒤 "WT 정관이 변경된 후 집행위원회와 부총재를 선출하는 방식, 쿼터 등도 달라졌기 때문에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경쟁과 대륙 간 신경전이 있었다"며 "걱정도 많았고 자신감이 흔들리기도 했는데 결과가 잘 나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의 말처럼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양 회장은 "이전까진 당선권 후보들이 연대해 화합형으로 선거를 치르는 분위기였다면, 이번에는 각 후보가 낙선을 의식하며 경쟁하는 구도였다"면서 "구도를 예상하기 어려워 불안감이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 당선 인사하는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

당선 인사하는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양 회장이 1등으로 부총재가 된 순간 여러 나라 대표단이 환호를 보냈다. 양 회장은 "그 순간 가슴이 찡한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용인대 교수 출신인 양 회장은 2021년 제29대 대한태권도협회장으로 당선된 뒤 지난해 12월 연임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북경체육대 무술학과 객좌교수를 비롯해 중국 태권도국가대표선수단 코치와 WT 집행위원, 아시아태권도연맹 부회장, 대한체육회 감사를 역임하는 등 폭넓은 경험을 지녔다.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는 ▲ 코치·심판·선수·대회 관리자 간 소통 강화 ▲ 국기원과 MNA와의 협력 확대 ▲ 포용적·민주적 거버넌스 촉진 ▲ 글로벌 인도주의 및 올림픽 리더십 지원 등 핵심 비전을 출사표로 냈다.

이 중에서도 '소통'을 강조한 양 회장은 "태권도 경기는 전자장비 등 기술적 측면에서 여전히 현장의 개선 요구나 불만이 있다"면서 "세밀한 문제들을 제대로 전달하고 조율하는 것에서 내 역할이 있을 것이다. 그동안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책임감도 막중하다.

양 회장은 "소수의 부총재가 선출됐다. 우리는 각국 협회와 코치, 감독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수동적인 위치에 머무르기보다 현장의 문제를 직접 파고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 총재와의 호흡도 강조했다.

양 회장은 "조 총재님의 마지막 임기 4년이 흔들림 없이 멋지게 마무리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총재님을 잘 보좌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hosu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24일 10시1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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