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 변화 받아들인 스마트폰 회사 살아남듯…급변하는 AI모델 적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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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EY 컨설팅 대표 인터뷰
“AX 핵심은 새 비즈니스 모델 만드는것
기업인에 ‘AI 고민하는 비서 있냐’ 물어
고객사 90%는 AI 에이전트 도입 검토
LLM 실패 교훈 얻어야 다음 기회 잡아”

"OS 변화 받아들인 스마트폰 회사 살아남듯…급변하는 AI모델 적응해야"

김정욱 EY 컨설팅 대표는 26년차 컨설턴트다. 밀물처럼 새로운 기술이 밀려들어오면 적응에 실패한 기업들은 사라지고 알짜들만 살아남는 전환의 시기를 세 번 겪었다. 첫 번째는 인터넷, 두 번째는 모바일, 그리고 지금의 인공지능 전환(AX)이다. 김 대표는 최근 여의도 EY한영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AX의 핵심은 기술이 아닌 ‘그 기술로 어떻게 비즈니스를 전환할 것인가에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AX를 한다는 기업에 가 보면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프로젝트보다 중요한 것은 ‘AI 비즈니스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전환 이후 사람들이 상가로 잘 가지 않는다”며 전자상거래를 비즈니스 전환의 사례로 꼽았다. 그러면서 “5~6년 전부터 온라인 전환이 예견됐지만 준비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가른 것은 경영자의 상상력”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김 대표는 기업인들을 만날 때마다 ‘회장님 옆에는 정말로 AI를 고민하는 비서팀이 있느냐’고 묻는다. “AI로 인한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 과정을 지켜봐온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김 대표는 설명한다. 최고경영자(CEO)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기업인이 계속 변화를 주시하고 정기 미팅을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물론 AX를 고민하는 기업인은 많다. 김 대표는 “최근 20~30개 기업을 만나면 그 중 90%는 AI 에이전트(자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AI)를 언급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실행이다. 김 대표는 “들은 건 많은 데 결정을 안하는 기업인들도 많고, 2년 반 전부터 시행착오를 겪는 기업들도 있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가우스라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직접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얘기가 많지만, 거기에서 얻은 교훈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AI에 투자한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가 AX에 대비하기 위한 상상력의 재료가 된다는 것이다.

김정욱 EY컨설팅 대표가 여의도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김정욱 EY컨설팅 대표가 여의도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김 대표는 26년차 삼성전자 컨설턴트다. “(삼성전자 본사와 사업장이 있는) 수원에 안 가본 곳이 없다”고 자부할 정도다. 그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전환기에 성공헌 이유가 발빠른 적응력에 있었다고 짚었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제조사들이 힘들어했던 건 운영체제(OS)가 너무 빨리 변한다는 것”이었다며 “여기에 빠르게 적응하는 삼성과 같은 제조사는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대만 HTC 등은 낙오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AI 모델은 그보다 빠르게 3~6개월 단위로 새로 나오고 있어 더 빠른 변화에 살아남는 기업들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30년 가량 봐 온 시기 중 삼성전자가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상황을 맞았다”라면서도 “최근 AI 투자에서 교훈을 얻었다면 다음 파도에서 훨씬 더 좋은 스텝을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지난 1일부터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16개국을 이끄는 EY아시아이스트 컨설팅 리더를 맡았다. EY컨설팅 대표를 맡은지 3년 만에 매출을 2.4배로 늘린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는 “삼성전자와 LG, SK등은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 비즈니스를 하는데 왜 베트남 컨설팅 기업은 삼성전자 프로젝트를 하지 못하겠느냐”라며 “한국에서 얻은 경험을 컨설팅이 약한 국가들에 도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인엽/최영총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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