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제패 이후 8년 만에 우승하며 재기…39세까지 선수 생활
"하루하루가 도전의 연속…인내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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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은희가 18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6천785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달러) 3라운드를 마친 뒤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해 선물로 받은 특별제작 케이크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2025.10.18. cycle@yna.co.kr
(해남=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6승을 거둔 '인내의 아이콘' 지은희(39)가 은퇴한다.
지은희는 18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6천785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달러) 3라운드를 마친 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지난달에 열린)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을 마친 뒤 조용하게 은퇴하려고 했는데 한국에서 은퇴 경기를 치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LPGA에서 뛴 19년을 포함해 2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했다"며 "그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만큼 제2의 인생은 차분하게 계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은희는 '인내의 아이콘'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수상스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아버지 지영기 씨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고,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한 뒤 200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합류했다.
주변의 기대보단 다소 늦은 2007년 KLPGA 첫 우승을 거둔 지은희는 2008년 LPGA 투어에 진출했고, 그해 6월 웨그먼스 LPGA 대회를 통해 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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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2009년 7월엔 메이저 대회인 US 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위세를 떨쳤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도약할 것 같았던 지은희는 이후 오랜 기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스윙 교정 과정에서 밸런스가 무너졌고 이후 우승권과 거리를 둔 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은희는 2017년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8년 3개월, 무려 3천25일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재기에 성공했다. 2018년 KIA 챔피언십, 2019년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36세였던 2022년엔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에서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지은희의 이름 옆엔 은퇴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지만, 그는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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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2023년 21개 대회, 지난해 21개 대회에 출전해 열 살 이상 어린 동생들과 경쟁을 펼쳤다.
지은희는 올해에도 현장을 지켰다.
그러나 세월을 거스를 순 없었다.
올해 참가한 14개 대회 중 13개 대회에서 컷 탈락한 그는 고국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를 통해 길었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지은희는 "인내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선수 생활을 길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내겐 하루하루가 도전의 연속이었고, 도전하는 정신으로 수수께끼를 풀어나갔다"고 돌아봤다.
미국 진출을 노리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해달라는 질문엔 "요즘 선수들은 내가 데뷔했을 때보다 훨씬 기량이 좋다"며 "다만 미국은 다양한 코스가 많아서 쇼트 게임을 잘해야 하는데, 기술적으로 잘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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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관해선 "US 오픈 때 마지막 홀 퍼트로 우승했다"며 "그 장면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날 지은희는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합해 이븐파 72타를 쳐 사흘간 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 오후 3시 30분 현재 공동 48위를 달린다.
19일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4라운드는 '선수 지은희'의 마지막 라운드가 된다.
지은희는 "올 시즌 공이 잘 맞지 않았는데, 이번 주는 괜찮은 것 같다"며 "마음을 내려놓고 부담 없이 임해서 나름대로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도 부담 없이, 후회 없이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회 전까지 LPGA 통산 406경기에 출전해 6차례 우승, 48차례 톱10, 125차례 톱25의 성적을 냈다.
이날 대회장엔 지은희의 많은 팬과 가족, 친지들이 찾아 그를 응원했다.
그는 '끝이 아닌 새로운 티샷'이라는 문구가 적힌 특별 제작 케이크를 선물로 받은 뒤 활짝 웃기도 했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0월18일 15시48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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