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플레이오프(PO)가 2라운드에 들어서며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LCK는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는 국내 리그오브레전드(LoL) e스포츠 프로 리그다. 지난 13일 PO 2라운드 첫 경기부터 '대이변'이 발생했다. 정규 시즌 29승 1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한 젠지 e스포츠가 KT 롤스터를 상대로 패한 것이다. KT는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 대 2로 승리하며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 진출을 확정 지었다.
지난 13일 KT가 승리를 거두면서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은 비상이 걸렸다. 예상대로 젠지가 승리했다면 T1과 한화생명은 모두 14일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월즈 진출이 확정이었다. 두 팀 모두 KT보다 정규 시즌 순위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KT가 이기면서 두 팀 중 승리한 팀만 월즈 진출이 확정인 상황이 됐다. 패한 팀은 오는 18일 열리는 패자조 2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월즈 무대에 오를 수 있다.
한화생명이 ‘T1전 연패’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생명은 올해 초만 해도 엄청난 기세를 뽐냈다. LCK컵과 국제 대회인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1-2라운드도 14승 4패를 거두며 2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다.하지만 국제 대회인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선발전 최종전에서 T1에게 패하며 MSI 진출에 실패했다.
정규 시즌에도 T1전 연패는 이어졌다. 한화생명은 하반기에 치러진 3-5라운드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T1전 4연패를 기록 중이다. 결국 정규 시즌 최종 2위 자리는 지켰지만 마지막까지 T1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한화생명 입장에선 LCK 우승과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T1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한다.
T1이 지난 10일 디플러스 기아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 대결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건 한화생명에게 기회다. T1은 DK와의 경기에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당초 3 대 0 승리까지 점쳐졌으나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마지막 5세트에서도 상대의 실수가 없었다면 큰 위기를 맞을 뻔했다.
한화생명이 T1을 공략하기 위해 어떤 묘수를 꺼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T1이 지난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 1라운드 패배 과정에서 보였던 약점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바로 원거리 딜러 ‘직스’다. T1은 지난 정규 시즌 5라운드 KT전과 플레이오프 1라운드 DK와 대결에서 모두 상대 직스에 발목이 잡혀 패한 전적이 있다.
직스는 T1의 바텀 듀오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이 가진 강점인 ‘강한 라인전’을 무력화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먼저 Q 스킬과 궁극기를 활용해 상대에게 노출될 위험 없이 미니언을 제거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패시브를 통한 빠른 포탑 철거가 가능해 상대의 빠른 템포에 맞춰 대응이 가능하다. 실제로 한화생명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은 지난해 LCK 서머 플레이오프에서 T1을 상대로 직스를 꺼내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다만 올해는 아직까지 한 번도 직스를 사용하지 않았다.
한편 오늘 대결에서 승리한 팀은 오는 20일에 KT와 승자조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승자조 3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결승전에 직행한다. 반면 오늘 패배한 팀은 오는 18일에 패자조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대결 상대는 오는 17일에 치러지는 패자조 1라운드 디플러스 기아와 BNK 피어엑스 경기의 승자다. 18일에 이긴 팀은 오는 21일에 젠지와 패자조 3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오는 27일 최종 결승 진출전과 28일 결승전은 인천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셔 열린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