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재도전하는 'N수생'이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이달 발표한 '수능 재학생·졸업생 응시인원·비중'을 보면 고등학교 졸업 후 수능을 다시 치르는 N수생의 비중이 2016학년도(2015년) 23.3%에서 2025학년도(2024년) 34.7%로 10년새 1.5배 가량 증가했다.
N수생 증가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N수생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1189명 증가한 8만988명으로 집계됐다. 오는 9월 모의평가엔 10만명 이상의 N수생이 응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보통 9월 모의평가는 대학을 한 학기 다닌 후 수능에 재도전하는 반수생까지 합류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N수생 증가 원인으로 극심한 취업난과 기업의 상위권 대학 선호도가 여전한 탓으로 분석한다. 아울러 입시 제도가 바뀌는 2028학년도 이전에 수능을 치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이유로 꼽힌다.
다만 오랫동안 앉아서 공부해야 하는 수험생은 각종 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공부만큼 체력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성인이 하루 평균 앉아 있는 시간은 8.9시간으로 매일 3분의 1가량을 앉은 자세로 보낸다. 수험생은 성인보다 2시간 이상 많은 11시간을 앉아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래 앉아 있는 수험생들에겐 허리디스크가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 허리는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하중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스웨덴의 척추외과 의사 나켐슨 박사 연구에 따르면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40%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허리디스크 증상은 일반적인 근육 긴장에 의한 허리통증 증상과 유사해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는 척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가 돌출돼 주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허리통증과 더불어 엉덩이와 다리 등 하체의 저림 증상까지 동반된다. 이를 방치할 경우 하지 마비나 대소변 장애를 동반하는 마미증후군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 허리통증 발현 시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허리디스크 치료법은 다양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로 관련 증상을 호전시킨다. 특히 한약재 유효 성분을 신체에 주입하는 약침의 허리디스크 치료 효과는 여러 연구에서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에 게재한 논문을 보면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우월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연구에서 6주차 약침치료군의 평균 요통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는 중증(6.42)에서 경증(2.80)으로 격차가 3.60 이상 크게 호전됐다. 반면 물리치료군의 NRS 감소폭은 1.96에 그쳤다. 시각통증척도(VAS; 0~100)도 마찬가지로 약침치료군의 개선폭은 39.3점, 물리치료군은 20.8점으로 약침이 더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전문적인 치료만큼이나 수험생에게 바른 자세로 앉는 습관이 중요하다. 엉덩이는 최대한 뒤로 붙여 앉고, 다리는 발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가볍게 뻗길 권한다. 틈이 날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와 골반을 풀어줘 척추 피로감을 해소하는 것도 좋다. 목표하는 대학 진학을 위해 원하는 성적표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꾸준한 건강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장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