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 〈224〉담대한 AI 투자를 바라보는 전략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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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건국대 교수·과실연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박재민 건국대 교수·과실연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이끄는 거대한 변혁의 물결 속에 있다. 단순히 개별 기술의 진보를 넘어, AI는 이제 하나의 패러다임을 형성하며 우리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제 출범한 새 정부도 AI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AI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기조에 따라 향후 정부도 AI 기술 개발에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정책 공약집도 “AI시대, 차세대 첨단기술 개발과 투자를 강화하겠습니다”라고 명시하고 있었다. 그런 만큼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AI 기술 투자는 AI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고려가 필요하다.

과거 우리의 전략기술분야 투자를 되돌아보면 때로는 파편적이고 단절적이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특정 기술이나 분야에 집중된 투자는 단기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지만, 생태계 전체의 역량을 동시에 견인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동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단지 AI 분야만을 바라보는 단편적인 기술 투자가 아니라, AI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전략적인 투자가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더 나은 방안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당장 AI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고 AI 인프라나 컴퓨팅 자원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겠지만, 기초과학 분야의 심층적인 연구와 AI 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실용 분야와의 협력적 기술 개발이 그만큼 중요하다.

AI 기술의 개발이 단순한 응용을 넘어 기초학문과 이론 분야의 심층적인 이해에 기반해야 한다는 학자들의 목소리에 이론의 여지가 없겠다. AI의 급속한 발전 이면에 수학, 통계학, 컴퓨터 과학의 기초 이론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익히 조명되어 왔다. AI가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의 지식을 학습하고 결합해 새로운 지식을 생성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진정한 지능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 여겨진다.

AI 경쟁력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알고리즘, 학습 방식, 그리고 지능의 본질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와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것은 기초 연구부터 응용 연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AI와 접목된 과학기술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통합적 관점에서의 연구개발(R&D) 투자 전략과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AI를 단지 '도구'로 보는 인식을 넘어, 진정 '과학'의 일부이자 그 자체가 미래의 과학으로서 자리매김하는 최선의 과정이다.

미래를 위한 담대한 투자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미래를 넘어설 투자라면 담대해야 한다는 교훈을 우리는 이미 갖고 있다. 그런 만큼 AI 투자는 이 미래 기술을 한껏 포용할 수 있는 만큼의 충분히 넓은 생태계 관점에서 계획되고 추진되어야 하겠다.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AI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길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양자적 도약이라는 목표와 따로 설 수 없다.

조만간 새 정부는 AI 3강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을 것으로로 예상된다. 바라건데, 그 청사진에는 세계 최고의 AI 인프라 및 기술개발 투자와 더불어,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더 깊은 탐구'에 대한 지원, 그리고 응용 분야에 관한 '더 넓은 탐색'에 대한 투자가 포함되어 있으면 한다. 이로써 우리는 이 담대한 AI 투자가 과학기술과 산업의 초석을 다시 놓았다고 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선택이었다고.

박재민 건국대 교수·과실연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jpark@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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