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주 성균관대학교 교수(오가노이드표준연구회 국제협력분과장)나에게 가장 잘 맞는 약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쥐나 원숭이 대상으로 실험한 약을 믿고 복용했는데 어떤 사람들은 심각한 기형이나 부작용을 겪었다.
내 몸 안에 있는 줄기세포를 내 몸 밖에서 키워서 이 조직에 약을 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을까? 이러한 과학자들의 염원이 눈 앞에 현실로 나타난 것이 바로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다.
'오가노이드'는 인체에서 유래한 세포나 조직을 3차원으로 배양해 인체 장기의 특성을 체외에서 구현한 것이다.
줄기세포나 조직 유래 세포를 3차원으로 응집·배양해 만든 '미니 장기'로, 인체 장기와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재현해 신약 개발, 질병 연구, 재생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오가노이드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 오가노이드는 현재 사실상 거의 모든 장기의 주요 기능을 모사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장기처럼 다양한 세포 유형과 조직 구조를 가지며, 세포 간 상호작용을 모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부상했고, 바이오 제조와 신약개발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임상에서 신약으로 넘어가는 낮은 성공률의 근본적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환자 개인 맞춤형 약물 반응을 정밀하게 예측해 개발기간을 최대 50% 단축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가 신약개발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며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은 지난해 156억달러에서 오는 2029년 422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국내에서도 관련 기업과 연구가 활발하다.
그런데 대체시험법의 총아인 오가노이드 기술이 실용화되려면 제작 과정의 재현성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 아울러, 완성된 오가노이드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세계가 합의한 오가노이드 제작과 품질평가 기준이 마련된 적이 없었다. 이에 우리나라는 오가노이드 국제표준화 선도를 위해 2023년 9월에 오가노이드 표준연구회(OSI)를 설립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와 국가기술표준원을 중심으로 산·학·연·관·병원 전문가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9종의 오가노이드 제작·품질관리 지침(안)을 마련했다.
2024년 6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국제표준화기구 ISO/TC 276 생명공학기술위원회 총회에서는 세계 최초로 성균관대학교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이 지침(안)을 바탕으로 두 종의 표준안을 각각 제안했다.
첫 번째 표준안인 '오가노이드 제작·품질평가 공통 요구사항'을 신규 제안하면서 ISO에 오가노이드 표준 개발을 전담할 실무작업반 설립의 필요성도 강조하였는 데, 이 아이디어가 미국, 독일, 중국을 비롯한 회원국 전문가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마침내 올해 6월 총회에서 오가노이드 전담 작업반이 설립되는 쾌거를 이뤘다.
오가노이드기술에 있어서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가 국제표준화기구 ISO에서 '오가노이드' 신규 국제표준을 처음으로 제안하고, 전담 작업반을 설립한 것은 단순한 표준경쟁력을 넘어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상당한 의의가 있다.
국내 연구자들과 기업의 우수한 모범사례를 국제표준으로 만들면 관련 산업의 선점 효과가 크다. 표준이 생태계의 기준이 되고, 인증산업과도 연계되기 때문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오가노이드 기술, 표준과 산업의 동반 성장 발전에 기여하므로 개인 맞춤형 신약 개발과 정밀의료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안선주 성균관대 교수·오가노이드표준연구회 국제협력분과장 ahnsunju@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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