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칼럼] '현관 앞 택배상자'와 기후감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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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석 한국폴리텍대학 AI금융소프트웨어과 교수김규석 한국폴리텍대학 AI금융소프트웨어과 교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략은 지속가능성과 책임감을 강조한다. ESG는 최근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으며 이를 실천하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 환경분야는 오염이 심해지고 있는 현 시대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다. 사회·경제의 근본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조건이 환경이기 때문이다. 환경 오염은 전 지구적인 영향을 미치며 그 피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되돌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평균 생활계폐기물의 양은 약 6만3000톤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은 2020년에 6만1000톤을 상회한 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을 기점으로 비대면 소비 일상화로 택배 이용이 급증했고, 포장재 사용량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환경에 막대한 부담을 주며,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도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기업들은 생활계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선제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쿠팡은 2020년부터 식품 배달 시, 재활용되는 '프레시백'을 도입해 다음 배달 시에 프레시백을 회수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연간 1억개 스티로폼 상자를 줄였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환경 문제 해결에 기후감수성을 반영한 좋은 사례다. 단순히 자원의 재활용에 그치지 않고,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의 책임감을 실천으로 옮긴 사례로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종이박스 사용을 줄이는 것은 탄소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에 직접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국민 1인당 연평균 100건 이상의 택배를 이용하는 시대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택배로 인해 발생하는 포장 폐기물 감축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세대별로 '현관 앞 보관함'을 설치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현관 앞 보관함을 활용하면 택배 포장을 최소화한 상태로 배달할 수 있어 불필요한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배달 소요시간 증가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기업과 소비자가 일부 부담해야 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현관 앞 보관함을 통해 포장 폐기물을 3분의 1 수준으로만 줄인다고 해도, 약 10년 전의 수준으로 택배 폐기물 양을 되돌릴 수 있다. 이는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한 생활을 실천하는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이다.

'현관 앞 보관함' 시스템 도입은 기업과 개인이 모두 참여해야 하는 범국가적 제도가 돼야 한다. 개인 또는 공동주택 관리인은 현관 앞에 택배 보관함을 설치하고, 기업은 최소한의 포장을 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인류가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기후감수성 실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사회와 환경, 경제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규석 한국폴리텍대학 AI금융소프트웨어과 교수 kyuseokkim@kopo.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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