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불안' 3년 진도 1년만에 끝내는 학군지⋯지방고 전교 1등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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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기자 입력 2025.10.21 12:35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공부 불안'이 지역간 교육 시스템 격차의 심각성을 정면으로 다뤘다.

20일 방송된 EBS 1TV '다큐프라임 - 공부 불안' 2부는 '전교 1등인데, 왜 안 되나요?' 편으로 꾸며졌다. 내신 성적은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추지 못해 의대 진학의 꿈마저 흔들리는 지방 일반고 학생들의 모습은 '노력의 배신'이라는 키워드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다큐프라임 - 공부 불안 [사진=EBS ]다큐프라임 - 공부 불안 [사진=EBS ]

방송은 대구 외곽의 농어촌 지역 일반고에 재학 중인 최상위권 학생들의 현실을 조명했다. 이들은 내신 1.0대 초반의 성적을 유지하며 누구보다 성실한 학교생활을 이어왔으나, 전국 단위 모의고사에서는 국어 2등급, 수학 3등급, 영어 4~5등급에 머물렀다. 특히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고3 학생은 수능 최저 기준을 맞추지 못할까 하는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러한 성적 괴리가 드러나자, 학생들은 "내가 머리가 나쁜가 봐"라며 자책하거나, "지금부터 미치도록 노력한다고 해서 이미 벌어진 격차가 줄어들까"라는 무기력에 빠졌다. 시청자들은 성실함마저 부정당하는 지방 학생들의 모습에서 "교육이 개인의 노력 문제가 아닌 구조적 불평등 문제였음"을 깨닫고 큰 공감을 표했다.

격차의 근본적인 원인은 학교별 교육과정 및 내신 시험의 난이도 차이에 있었다. 지역 일반고의 내신 시험은 난이도가 낮고 교과서 위주로 출제되어, 이를 대비하는 것만으로는 수능을 준비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반면, 일부 자율형 사립고나 학군지 학교들은 내신 시험 자체를 고3 모의고사 고난도 기출 지문까지 활용해 수능 형식으로 출제했다. 학군지 학생들은 내신 공부를 하면서 수능 공부를 자연적으로 할 수 있는 구조였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일부 학군지 학교들이 고등학교 3년 동안 배워야 할 수학 진도(공통수학 I/II, 수학 I/II, 확률과 통계 등)를 고등학교 1학년, 1년 만에 모두 끝내도록 학사 일정을 압축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수학 강사 정승제는 이러한 속도는 "미리 공부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따라갈 수 없는 커리큘럼"이며, 선행 학습을 강요하는 "너무 나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학교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신 "딴 데서 배운 거를 우리가 테스트하는" 보조 기관 역할로 전락하며, 사실상 공교육이 사교육을 부추기고 책임을 방관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시청자들의 공분은 더욱 커졌다.

지방 학생들은 학습 환경뿐 아니라 입시 정보 면에서도 고립되어 있었다. 의대 입시에서 확대되고 있는 MMI 면접(다중 미니 면접)에 대해 지역 학생은 "들어는 봤지만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다"고 고백해 정보 격차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일부 자사고나 학군지의 학원에서 'MMI 특별반'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준비하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국어 강사 윤혜정은 "틀린 문제가 너를 살려"라며 오답 정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했고, 수학 강사 정승제는 "인터넷 강의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환경적 핑계는 댈 수 없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수능 100일을 앞둔 수험생이 반드시 챙겨야 하는 중요한 전략과 조언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에 빠진 학생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이어지는 3부 '한 번의 실패도 허용하지 않는 학교'(27일 방송) 편에서는 올해 새롭게 도입된 내신 5등급제와 고교학점제가 낳은 극심한 불안을 집중 조명한다.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고교학점제가 현실에서는 "어떻게 해야 대학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을까"라는 치열한 경쟁만 남긴 채, 꿈마저 선택과목의 유불리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극심한 불안 속에 고통받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통해, 현행 입시 제도의 가혹함과 공교육의 역할에 대한 화두를 던질 예정이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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