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화이트 칼라發 정치 격변

1 day ago 3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William A. Galston WSJ 칼럼니스트

AI와 화이트 칼라發 정치 격변

인공지능(AI) 관련 기사들이 신문 1면을 장식하고 있다. 미국에선 AI가 경제를 혁신하는 것은 물론, 사회와 정치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아마도 미국 역사상 가장 빠른 변화가 될 것이다. 미국 4대 기술기업(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작년 한 해에만 3600억달러를 설비 투자에 쏟아부었고, 이 중 상당 부분은 AI 개발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사용됐다.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엔비디아는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5조달러를 돌파했다. 산업 자본주의가 급성장하던 19세기 후반엔 미국 노동력의 절반가량이 농업에 종사했다. 2023년에는 농업 종사자 비율이 약 1.6%로 줄었다. 또한 1950년대 제조업 종사자가 전체 노동력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지만 올해엔 약 8%에 불과하다. 이런 변화의 상당 부분이 기술 혁신에서 비롯됐다.

AI가 촉발한 구조조정

이런 변화는 수많은 노동자를 고통스럽게 했지만 그동안 다른 고용처를 찾을 수 있도록 천천히 진행됐다. 하지만 AI가 촉발하는 일자리 대체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업들이 고용하지 않고 성장하는 데 베팅했다는 헤드라인 기사를 실었다. 기업들은 AI를 통해 더 많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아마존은 지난주 전체 화이트칼라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약 1만4000개의 사무직 일자리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UPS는 최근 관리자 인력을 1만4000명 감축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은 AI가 자사 인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컨설팅업체 SBI의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코드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팀의 80%를 대체했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교육업체도 AI가 학생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면서 전체 인력의 약 45%를 감축한다고 밝혔다.

월마트 CEO는 “AI가 사실상 모든 직업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의 존 챌린저 CEO는 “기업들이 AI를 업무에 도입하기 위해 광범위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최근 졸업한 대학생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수백 번의 지원서 제출에도 단 한 번의 연락조차 받지 못한 졸업생이 넘쳐난다. 미국대학고용협회(NACE)에 따르면 올해 졸업생들은 작년 졸업생보다 더 많은 지원서를 냈지만, 합격 통보는 더 적게 받았다.

일자리 붕괴, 정치에 영향 줄 것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과 졸업생들이 지닌 역량 간에 불일치가 심화하고 있다. 기업은 생산 현장이나 블루칼라 직종을 원하지만 많은 대학 졸업생은 사무직 중심의 ‘소프트 스킬’을 갖췄다. 2001년부터 2010년 사이 사라진 570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로 인한 불만은 ‘티파티 운동’(보수주의 정치운동)을 자극했고, 이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졌다. 이제 그 경제적 충격의 화살이 화이트칼라 계층으로 향하고 있다. 수백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실업자 또는 불완전 취업자로 전락한다면 새로운 정치적 격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뉴욕에서 조란 맘다니가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으며 그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 제조업 일자리 상실이 정치를 뒤흔들었다면, 이번에는 사무직 일자리의 붕괴가 같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원제 ‘AI and the Coming White-Collar Political Uphea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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