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이 AI 도입에서 단기 ROI에 집착하여 장기적 가치 축적 환경을 스스로 훼손하며 실패 확률을 높임
- MIT·McKinsey·Upwork·HBR 등에 따르면 성과 부재·인력 번아웃·전략 혼선이 누적되며, 선도 사용자 이탈과 신뢰 붕괴로 이어지는 악순환 발생
- 현장 사례에서 초기 성과 후 가격·성과 목표 상향이 혁신 여유를 말려버리고 의사결정 지연과 제품 확장 정체를 유발하는 stag hunt 현상이 보임
- 해결의 핵심은 Donella Meadows의 레버리지 포인트를 올바른 방향으로 건드리는 것: 통제 강화·추출 중심이 아닌 분산 권한·재투자·적응 공간 확보
- SharkNinja·Johnson Hana·Shopify 사례처럼 신뢰 기반 운영체계로 전환할 때 compounding 혁신이 ROI의 자연스러운 부산물로 발생하게 됨
문제 제기와 배경
- 최근 MIT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AI 도입 프로젝트 중 95%가 실패하고 있음. 이 수치는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음
- McKinsey의 조사에서도 80% 이상의 경영진이 생성형 AI가 기업 수익에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고 답변함
- Upwork의 연구에서는 AI 활용도가 높은 직원일수록 퇴사 의향이 높고, 회사의 AI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며, 88%가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밝혀짐
-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기업들이 AI 투자에 대한 조급한 수익 회수 압박 때문에 장기적 효과를 희생하고 있다는 점
- 즉, 초기에는 효율성 향상과 업무 자동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지만, ROI를 단기간에 입증하려는 경영적 요구가 들어오면 프로젝트가 멈추거나 실패로 귀결됨
- 나는 2023년부터 중견 컨설팅 회사에서 AI 전환 프로젝트를 이끌었음
- 체계적으로 접근: 시범 사업(파일럿) 실행, 워크플로우 개편, 변화 관리 전략 등을 도입
- 그 결과 40,000시간 이상의 인력 생산성 확보에 성공했고, 고객사 만족도도 높았음
-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즉각적인 투자 대비 수익을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프로젝트 성과가 정체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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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 AI 전환이 멈추는 시점에는 일정한 패턴과 경고 신호가 존재하며, 이를 잘 관찰하면 장기적인 변화로 이어갈 수 있음
-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조기 경고 신호와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드는 레시피를 제시하려고 함
왜 ‘성공’이 ‘실패’를 촉발하는가
- 필자가 근무했던 300명 규모의 컨설팅 회사는 초기 AI 도입에서 강력한 성과를 거두며 모멘텀을 확보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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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콜 분석 자동화 툴을 도입해, 전사·요약·클라이언트 보고서를 자동 생성하는 등 마치 주니어 직원처럼 기능했음
- 덕분에 팀은 핵심 워크플로우 개편·실행 가능한 인사이트 도출에 집중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성과 품질 향상과 고객 만족을 달성했음
- 이런 성공이 AI의 잠재력을 증명하고, 회사 전반의 도입을 가속화할 것이라 믿었지만 실제로는 성과 정체가 발생함
- 이는 특정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AI 적응을 시도하는 대부분의 기존 기업이 직면하는 구조적 힘을 보여주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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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ROI 수확의 부작용
- 회사는 효율성 개선을 근거로 고객 과금 단가 인상·투입 시간 단축을 추진함
- 이는 빠르게 ROI를 회수하기 위한 즉각적 수익화 전략으로 보였지만, 동시에 성과 목표 상향을 불러왔음
- 결과적으로 직원들이 모두 숫자 달성에 몰두하게 되어 혁신을 위한 여유(slack) 가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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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부에서의 정체
- 단기 목표 압박은 조직 내 마찰을 키워 의사결정 기준 강화·승인 지연을 초래했음
- 그 결과, 핵심 AI 기반 제품 확장 프로젝트는 팀 과부하와 부담 속에 거의 1년 가까이 지체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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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 Hunt 이론
- 이는 게임이론의 stag hunt(사슴 사냥) 상황과 동일하게 작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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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stag): 장기적 협력으로만 얻을 수 있는 공유된 대규모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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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hare): 즉각적 ROI 수확이나 소규모 개인적 성과
- 회사가 ROI를 조기 수확하면, 이는 협력을 포기하고 토끼를 쫓는 신호가 되어, 집단적 신뢰 붕괴를 초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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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선구자의 딜레마
- 내부 선구자가 새 워크플로우·자동화·도구를 개발해도, 대부분의 회사는 이를 구조적 변화로 전환하지 못하고 성과 목표 강화에만 사용함
- 혁신가는 구체제의 규칙 속에서 평가받고, 보상·승진 부재로 인해 점점 기회가 사라짐
- 결국 이들은 혁신을 포기하거나 퇴사라는 합리적 선택만 남게 됨
레버리지 이론
- 필자는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AI 전환 실패를 예방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음
- 그 과정에서 Donella Meadows의 시스템 사고와 그녀의 대표적 에세이 「Leverage Points」(1997) 를 참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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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adows의 통찰 : 지속적 변화를 만들려면 적절한 개입 지점을 찾아야 함
- 표면적 개입은 큰 노력에 비해 작은 효과만 가져오지만, 보이지 않는 지렛대는 작은 개입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어냄
-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인간의 직관이 잘못된 방향으로 작동해, 강력한 지렛대를 찾더라도 거꾸로 밀어버리는 실수를 범하게 됨
- 그러나 기업들은 표면적 솔루션·구현에 지나치게 많은 자원을 쓰고 있음
- 심층 개입에 나서더라도 통제 강화, ROI 조기 추출, 속도 가속 같은 잘못된 방향으로 힘을 씀
- 실제 필요한 것은 자율성 확대, 재투자, 적응 공간 창출임
- 진정한 선도 기업은 건강하고 적응력 있는 가치 창출 시스템을 구축해 ROI를 자연스러운 부산물로 만듦
- 다음 세 가지 사례가 고레버리지 지점을 올바르게 활용해 지속 가능한 AI 성과를 달성한 예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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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kNinja — 분산 의사결정 신뢰
- 과거에는 잘못된 계획을 비판하면 팀워크 부족으로 낙인찍혔음
- 가전 제품 제조업체 SharkNinja는 CEO Mark Barrocas가 이러한 문화를 정면으로 뒤집음
- 직원에게 계획 오류를 지적할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잘못된 결정을 빠르게 교정할 수 있는 분산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함
- 그는 “과거에는 내가 어리석게 굴었지만, 이제는 ‘비-어리석게’ 행동하기로 했다”라고 선언하며 실패를 교정 데이터로 재정의함
- 이러한 운영체계는 민첩성·신뢰·협력을 높여, 최근 분기 순이익 105% 증가와 사상 최고 주가라는 성과를 달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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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son Hana — 청구 시간에서 고객 가치로
- 아일랜드 더블린 기반의 비정통 로펌 Johnson Hana는 시간 단위 청구 대신 정액제·프로젝트 기반 요금제를 채택함
- 목표를 ‘시간 극대화’가 아닌 ‘재능과 고객 가치 극대화’ 로 전환
- AI는 업무 전 과정에 내재화되어 문서 검토 자동화를 통해 변호사가 창의적 협상·복잡한 문제 해결·판단에 집중할 수 있게 함
- 이 모델은 변호사를 “더 행복하고 더 뛰어나게” 만들며, 클라이언트는 더 빠르고 더 나은 결과를 얻게 됨
- 2025년 7월, AI 법률 플랫폼 Eudia가 Johnson Hana를 5천만 달러에 인수하며, 이미 신뢰 기반·stag hunt 운영체계를 구축한 회사를 선택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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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ify — AI 사용을 성과 지표로
- 신뢰가 낮은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AI 사용을 은닉하거나 학습을 회피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 됨
- 그러나 Shopify는 CEO Tobi Lütke의 지시로 AI 활용을 조직의 핵심 규칙으로 재설계함
- 신규 채용 시 “AI가 불가능하다는 증명” 없이는 인력 충원이 불가
- AI 숙련은 성과 평가의 핵심 요소로 포함됨
- 그 결과, 직원의 합리적 선택은 AI를 숙련·공개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됨
- 조직은 AI가 대체하기 힘든 창의·전략·혁신 역량을 중심으로 재편됨
- Shopify는 stag hunt를 강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Lütke는 목표를 “AI로 100배의 업무 성취를 이뤄 인간이 불가능했던 도전 과제를 해결하도록 만드는 것”이라 밝힘
진정한 전환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Meadows의 진단처럼 지속 가능한 AI ROI를 위해서는 단순한 도구 도입이 아니라 운영체계 자체의 변화가 요구됨
- 지난 세기 대부분의 기업은 중앙집중식 전력망처럼 운영되어 옴
- 목표: 위에서 아래로 통제, 선형적 예측, 효율성 극대화와 확장성 확보
- 그러나 AI는 단순히 이 체계에 더 효율적인 연료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임
- AI의 힘은 개별 직원과 팀의 실험·혁신 활동에서 발생함 → 조직의 에지(edge) 에서 생성되는 분산적 에너지
- 선도 기업들은 이를 인식하고 기존 전력망을 구식으로 선언하거나, 가치 측정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거나, 모든 직원이 순생산자(net-positive producer) 가 되도록 인센티브를 설계함
- 이는 SharkNinja, Johnson Hana, Shopify 사례로 구체화됨
- 조사에 따르면 95%의 직원이 AI 잠재력을 인정하지만, 가장 큰 우려는 “조직이 혜택을 공유하지 않을 것” 이라는 불신임
- 이로 인해 직원들은 음지 노동(shadow workforce) 으로 전환, AI 사용을 숨기고 단기적 성과만 추구하는 ‘토끼 사냥’ 상태로 빠짐
- 신뢰 부재는 협력적 혁신을 가로막음
- 새로운 운영체계는 “예측·통제가 불가능해도 창출한 가치를 인정·보상한다”는 깊은 신뢰를 전제로 함
- 이러한 신뢰를 운영모델 차원에서 구축한 기업은 일시적 효율성이 아니라, 경쟁자가 복제 불가능한 복합 혁신(compounding innovation) 을 소유하게 됨
- 지속 가능한 ROI는 AI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공동 목표를 믿고 협력하는 사람들이 해낼 수 있는 일에서 비롯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