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전에는 취향이 없었음

1 month ago 16

  • 최근 AI 활용을 위해 취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음
  • 그러나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기존에도 취향을 보여주지 못했던 경우
  • 취향은 비판적 판단, 미적 감각, 맥락과 윤리의식 등 여러 요소로 구성됨
  • AI 시대에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능력들은 원래부터 중요했던 기본기
  • AI 활용 능력은 분야별 깊이와 여러 영역에서의 폭넓은 경험이 모두 중요함

취향과 AI

최근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디자이너, 마케터, 개발자 등 여러 직군에서 'AI를 잘 쓰려면 취향을 키워야 한다' 는 메시지가 퍼지고 있음
하지만 이 주장에 앞장서는 사람들조차 과거에 자신의 결과물이 판에 박힌 디자인이었거나, 문제 해결능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음
이는 단순히 AI 시대만의 문제가 아닌, 오랜 시간 직장과 프로젝트 현장에서 꾸준히 중요했던 기본적인 문제임

취향이란 무엇인가

기술 산업계에서는 여러 의미를 가지는 용어들이 자주 등장하고, 취향 역시 명확한 정의 없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음
AI와 관련될 때 이야기하는 '취향'은 주로 다음과 같이 해석됨

  • 비판적 판단 능력, 분별력, 미적 완성도를 감상하는 능력

이 정의는 AI 맥락에서 여러 방식으로 나타남

  • 맥락 적합성: AI 생성물이 실제 상황에 맞는지 판단하고,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을 구분하는 능력
  • 품질 인식: AI가 만든 콘텐츠의 진짜 가치를 식별할 수 있는 도메인 전문성
  • 반복적 개선: AI 결과물을 시작점으로 삼아 여러 차례 수정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에 대한 인식
  • 윤리적 경계: AI가 진정성, 합법성, 존중의 선을 넘는 순간을 바로잡는 태도

이런 능력들은 모두 새로운 것이 아님
원래부터 우리에게 필요했던 기본 역량임
AI 덕분에 새롭게 필요해진 것도, 갑작스럽게 중요해진 것도 아님
취향을 논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자기 자신을 돌아볼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임

무취향의 현상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기본적인 취향을 갖추지 못한 상태임
이는 경험 부족 또는 무지에서 비롯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예시로 자주 드러남

  • 이해 없이 코드를 복붙
  • 이메일, 이력서를 제대로 검토, 수정하지 않음
  • 코드 리뷰를 요청하면서 스스로 검토조차 하지 않음
  • 품질 문제를 인지하고도 기록하거나 해결하지 않음
  • 모든 회사 사이트가 비슷하게 보이도록 디자인함
  • 유명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무비판적으로 반복함

여기서 '취향', 즉 비판적 판단과 미적 안목이 전혀 드러나지 않음
AI가 무취향 콘텐츠를 만든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정작 스스로도 그런 결과물을 내고 있음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모든 결과물이 우수하지 않다는 사실이 도드라져 보임
즉, '모두가 요리할 수 있지만 모두가 셰프인 것은 아님'이라는 말이 적용됨
스스로도 평범한 작업만 양산하면서, 남의 미흡함을 비판하는 것이 모순임

취향의 스펙트럼: 깊이와 폭

그러면 어떻게 취향을 키워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음
취향은 한 분야에 대한 깊이(Domain Depth)를 기르는 방법과, 여러 분야에 대한 폭(Breadth)을 넓히는 방법으로 나눠봄

  • 깊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

    • 오랜 시간 경험과 전문성을 쌓으며, AI가 만든 결과물의 품질을 세밀히 구분하는 능력을 가짐
    • 이 능력은 해당 영역에서의 깊은 실무와 학습을 필요로 함
  • : 여러 분야에서 기본기를 쌓는 것

    • 여러 역할과 도메인에서 경험을 쌓아, AI가 만든 결과물이 맥락에 적합한지, 실제로 활용 가능한 품질인지 파악할 수 있음
    •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경험이 중요함

AI와 함께 일할 때는 폭이 더 큰 가치를 발휘함
개발자가 문서 작성, 마케터가 디자인 등 여러 도메인을 오가며 일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감각과 기준이 일관성 유지와 빠른 반복에 필수적임
AI를 잘 쓰는 사람들은 여러 분야에 대한 성공 기준을 알고 있고, 직관적으로 '이상함'을 인지하는 힘이 있음
혹시 부족한 영역이 있으면 전문가와 협업할 줄 아는 겸손함도 있음
단일 분야에 깊이가 있는 사람도 성공 가능하지만, 오히려 AI보다 지식이 많기 때문에 AI를 덜 활용하는 경향이 있음

쓴맛을 느낀다면

이 글을 읽으며 스스로 취향 개발이 필요함을 느낀다면 훌륭한 출발점임
취향은 AI 때문에 필요해진 특별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중요했던 기본기
AI 전에도 취향이 부족하면, AI 시대에도 마찬가지임
진짜 중요한 것은 매체가 아니라, 근본적인 역량임
다음은 취향을 키울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임

  • 내일: 자랑스러운 작업 한 가지와 그렇지 못한 작업 한 가지를 고르고, 그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적어보기
  • 이번 주: 내가 속한 분야에서 우수 사례 세 가지를 찾아서 분석하고, 창작자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조사하기
  • 이번 달: AI로든 아니든, 내가 만든 결과물을 반복적으로 개선하며, 각 반복에서 구체적인 문제를 고치기
  • 항상: 누군가 'AI 취향의 중요성'을 주장한다면, 그들의 AI 이전 작업을 확인하고 실제로 취향을 보여줬는지 점검해보기

성공하는 사람들은 AI 도구 자체가 아니라, 이미 갖고 있던 취향을 새 기술에도 적용할 줄 아는 기본기를 지닌 사람임
AI가 취향 개발을 강요하기 전에, 바로 지금 스스로 실천하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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